
위에서 말한 것이 실상인데 이 실상을 알아 가지고 있기만 해도 부족함이 있으니 한 발 더 나아가 이것을 수용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용(用)이라고 한다.
우리 생활 속에 대입해서 올바른 행을 하는 것을 실용이라 했다. 실재 활용해야 올바른 인생을 살지요. 사람이 생각이 많으면 병이지요. 생각이 많은 사람은 밤에 잠도 잘 안 오고 또 이것이 심하면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 그래서 마음이 병이 심하면 몸이 병까지 일으키게 된다. 그러니 모두 잊어버려야 한다. 꿈같은 인생 좋으면 어떻고 나쁘면 어떻습니까? 전부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 것인데 잘 될 거라고 해서 잘되고 못 된다고 해서 못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장사를 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이것으로 내가 얼마나 벌어서 우리 가족이 살아야 할테데 하지 말고 내가 열심히 하면 되고 잘되면 좋고 못되어도 좋다. 그리고 농사든 장사든 해서 돈 벌면 나도 먹고 살고 남들도 같이 나눠 먹고살아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그저 무심한 가운데 생업을 해야 일도 잘되고 마음도 편안해 진다.
달마 선사께서 말씀하시되 자기 성품이 진실해서 인(因)도 과(果)도 아니며 또 법 그대로가 마음이니 스스로의 마음이 부처이며 자기의 뚜렷이 밝아 고요하게 비추면 열반이니라 하셨다.
부처란 자기 마음으로 지어서 믿는 것이거늘 어찌 마음을 떠나서 부처를 찾으리오. “염불은 왕생의 인과를 얻고 경을 읽으면 총명해지고 계를 지키면 하늘에 태어나고 보시를 하면 복스러운 과보를 받거니와 부처는 끝내 찾을 수 없느니라”고 하셨다.
우리가 불교를 믿고 수행하는 것은 성불하기 위함이요. 잘 살고 존경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다.
이 사바세계에서 중생의 몸으로 아무리 잘 살아 봐야 공통이다. 우리는 마음의 해탈을 이루어야 한다. 마음공부를 게을리 말고 정진해야 할 것이다.
달마대사께서 다시 말씀하시되 진귀한 보물이 집채같이 쌓이고 정다운 권속이 수없이 많이 있더라도 눈 떴을 때 내 것이지 눈만 감으면 모르고 자미 들면 더욱 캄캄해진다. 그러므로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은 허깨비 같고 아지랑이 같음을 알 수 있다. 또 이 마음이 끝없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다르지 않아 전혀 나고 죽은 일이 없는지라. 불생불멸이다.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다. 옳고 그름도 없으며 남녀노소의 차별도 없으며 성인도 법부도 없고 중등 할 것도 닦을 것도 없으며 인(因)도 없고 과(果) 없는 것이 마치 허공과 같아서 취할 것도 버릴 것도 없느니라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