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선 시인, 문학가
다르마
티베트 고원에 다르마가 불면
다음 생(生)을 위해
칼날 앞에서도 들떠있는 너를 본다
붉은 가사에 매달린 입김마저 차갑게 도려내고
얼어붙은 황무지로 훌훌 떠나가버린다
뒤돌아볼 수 없는
판자 수행 틀 앞에
빠진 사랑니가 듬성듬성 쌓여간다
너는 다르마
혼자서도 활활 불타오르는 다르마
어제를 혼자서만 잊는 다르마
만다라가 울부짖는다
닦아달라고
쓸어내라고
털어달라고
차라리, 뚝 부러뜨려달라고
나를 잡아끌고
히말라야가 뱅글뱅글 돈다
어지러운 손끝에서
물을 뚫고 올라오는 다르마가 들린다
멈추어라
다올라 기리“ 젖가슴에 매달린 만다라여
*인도어로 ‘흰 산’을 의미한다.

- 충남 금산 출생.
- 공주교육대학교/한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2010년 『호서문학』등단.
- 현재 대전중원초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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