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 영동에서 활발하게 창작활동하고 있는 한만수 작가가 지난 1월부터 3개월 간격으로 펴내고 있는 대하장편소설 『금강』제 4부 『도시의 그늘』편 3권을 출간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 4부 『도시의 그늘』의 배경은 함평 고구마 사건부터 1978년 박정희 대통령이 제 9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 일부터 시작해서 1988년 88서울 올림픽, 1989년 임수경의 방북 사건은 물론이고, 그 시대의 국민들이 어떻게 살았으며, 정권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어떤 노래가 유행을 하고, 생활물가는 어느 정도였는지는 마치 파인더를 통해 시대사를 관찰하는 것처럼 리얼하게 그려냈다.
올해 11월 전 15권이 완간이 될 대하 장편소설 금강은 기존의 대하소설들과 확연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역사소설 장백산이나 객주를 능가할 만큼 순수 민중소설로 분류를 할 수 있다.
박경리의 토지, 최명희의 혼불,조정래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이문열의 변경의 공통점은 주인공들이 지배계급층이거나 이데올로기를 주제로 한 소설이라는 점이다.
금강은 순수한 민중을 주인공으로 한 근대사 소설이다.
금강은 1956년부터 2000년까지 동 시대의 물가, 사회적사건, 정치적 변화 등을 제 3자의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기술을 한 소설이다. 따라서 사회사를 연구하는, 혹은 정치, 경제 등을 연구하는 자료적 연구서로 활용이 가능한 소설이다.
15권으로 펼쳐지는 금강은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한 서사문학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당시 시장경제 상황은 물론, 물가까지 세밀하게 묘사했을 뿐 아니라 정치적인 상황과 흐름에 대해서도 인물들의 상황과 연결 지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소설가 서종택(고려대 명예교수) 교수는 “앞서 살아간 사람들의 욕망과 좌절, 음모와 희생의 역사를 통해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입은 상처를 적나라하게 들춰내고 있는 이 소설은 앞으로 닥쳐올 역사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통렬하게 묻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 소설은 가족사가 사회사로 이어지는 우리 근현대 서사문학의 한 전범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야생의 정통 서사 앞에서 현대소설의 기법이나 양식적인 실험은 이미 부질없는 것이 되고 만다”고 평가했다.
진영록 상담심리학 박사는 금강은 1950년대 중반부터 밀레니엄 시대에 돌입하는 2000년도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2백자 원고지 2만장 분량으로 집필한 대하장편소설이다. 금강의 뛰어난 문학적 가치는 완벽한 리얼리즘을 통해 작가의 개입을 철저하게 차단시켰다는 점이다. 그래서 금강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설 속에서 살아온 근대사는 살아 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금강을 읽는 동안에 우리가 동시대를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사회사적, 정치사적 상황을 통해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확연히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금강을 읽게 되면 누구나 문학적 재미와 사회사적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 점에 있다. 고 말했다.
한만수 작가는 금강은 그 한동네 사람들이 격변의 반세기를 살아가면서 몸으로 체험하고,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던 1956년부터 밀레니엄시대가 열리는 2000년도까지의 정치, 경제, 사회 풍습이, 주점에 앉아 마시는 한 병의 술 가격이나, 결혼식 때 입은 양복 한 벌 가격까지 그대로 녹아 있는 소설이다. 그러한 점에서 기존의 대하소설과 뚜렷하게 차별화가 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하고 싶다.
이 세상의 모든 물은 강으로 흘러가고,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 바다가 넓은 것은 육지보다 낮아 넓어진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의 온갖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에 넓어질 수밖에 없다.
금강은 일찍이 신동엽 시인이 갑오농민전쟁을 다룬 서사시의 제목이기도하다.
신동엽의 금강은 각각 2장씩인 서화, 후화를 포함해 총 30장(4,673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갑오농민전쟁에서 우리의 민족운동의 정통성을 찾고 있는 이 시는, 농민군이 당시 내세우던 반제반봉건의 투쟁정신이 3․1 운동과 4․19 혁명으로 면면히 이어져 왔다는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작가는 감히 민족대하소설이라고 분류를 하고 싶은 이 책 금강이 신동엽의 서사시 금강과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점의 공통분모를 다루었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는 현명한 독자들의 판단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 책의 완간을 위해 고려대학교 박사 과정 수업을 잠시 중단한 한만수 작가는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금강’ 상류 지역인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때 백일장에서 장원상을 받은 후, 소설가를 꿈꿨다. 은행과 보험회사에 17년쯤 근무를 하다 1990년부터 전업 작가로 나섰다.
직장에 다닐 때 월간 한국시에 「억새풀」로 등단, 베스트셀러 시집 너를 비롯 몇 권의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소설 쓰기를 시작 <실천문학사>에서 신인상을 받은 장편소설 하루는 원고지 1,200매 분량으로 주인공이 하루에 경험한 일을 쓴 세계 유일의 소설이다. 장편소설 활은 한국예술진흥위원회에서 우수도서로 선정이 되었다.
요즘에도 하루 8시간 이상 소설쓰기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답게 그동안 1백여 권의 소설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