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선 시인. 문학가
탈춤
종일 하품만 한다
퀭한 눈으로
찡그린 봄바람이
가물가물 애태우지만
자물쇠를 열 손이 없다
귀에 익은
향수가 나른하게 다가온다
길 잃은 구두소리는
엿가락처럼 늘어져 들어온다
아스피린 한 알에
묵었던 추억이 혈액을 타고
허공에서 해산을 한다
쭈그러진 양재기 속에서 찾은 흔적이
귓불에서 붉게 아른거린다
구속되어 발그레한
이름 석 자가 번지르르하다
먹구름 말아 올리며
달아나는 봄빛을
어지럽게 쪼아대며 따라간다
날아가기를
날개가 부러지기를
그러다 굵은 빗줄기에
땅이 꺼져 지진이라도 나기를
철책선에 흔들리는 자유가 요동을 친다

- 박정선 시인, 문학가
- 충남 금산 출생.
- 공주교육대학교/한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2010년 『호서문학』등단.
- 현재 대전중원초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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