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16)
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16)
  • 임헌선 기자
  • 승인 2014.10.30 0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을의 시인 릴케
김진홍 목사

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좋아한다. 내가 그의 시를 즐겨 읽기 시작하기는 고등학교 시절부터이다. 그의 시에는 누구나 앓게 되는 고뇌와 고독, 비탄과 모순이 베여 있다. 특히 그의 시는 가을에 읽으면 더욱 실감이 난다. 오늘도 두레수도원 둘레길 7Km를 낙엽을 밟으며 걸을 때에 릴케의 ‘가을날’을 읊조리며 걷는다.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태양 시계 위에 던져 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명해 주시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국의 나날을 베풀어 주소서.
열매들이 무르익도록 재촉하여 주시고,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감미로움이 깃들이게 해 주소서.

지금 집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러할 것입니다.
깨어서, 책을 읽고, 길고 긴 편지를 쓰고,
나뭇잎이 굴러갈 때면, 불안스레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소요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본사 : 세종특별자치시 국세청로 4 (나성동, 갤러리 세종프라자) 602호
  • 연락처 : 044-999-2425
  • 등록번호 : 세종 아 00067
  • 발행·편집인 : 임헌선
  • 대전본부 : 대전광역시 동구 홍도로 51번길 13 청와대 105호
  • 발행일 : 2018-03-21
  • 제호 : OTN매거진
  • 명칭 : OTN매거진
  • 홈페이지 주소 : http://www.kotn.kr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헌선
  • 등록일 : 2018-02-21
  • OTN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OTN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us7232@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