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에 마음씨 좋은 나무 가족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학산면 봉림리 미촌마을 입구에 서 있는 왕버드나무와 양산면 가곡리 양산파출소에서 있는 벽오동나무에는 몸이 다른 나무가 둥지를 틀고 오순도순 함께 자라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 일명‘상생 나무’로 불리는 이 왕버드나무는 산벚나무, 쥐똥나무, 까마귀밥여름나무, 이스라지, 올괴불나무, 산뽕나무, 팽나무, 산사나무 등 무려 8종류의 나무가 함께 산다.
이들은 왕버드나무는 오목하게 팬 몸통에 뿌리를 내렸다.
이들이 동거하는 왕버드나무는 높이 15m, 밑동둘레 6m, 수령 250년으로 추정되는 거목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열매를 새들이 먹고 나무에서 배설하고, 씨앗이 날아와 싹을 틔우고 자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목이다 보니 주위에서 날아온 흙먼지와 낙엽이 수 십 년간 쌓인 나뭇가지들 사이에 나무 열매를 먹은 조류나 다람쥐 등의 배설에 의해 나무가 자라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양산파출소 마당의 벽오동 나무 역시 고목으로 느티나무, 쥐똥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다.
특히 벽오동 나무에서 자라나는 느티나무는 뿌리가 전혀 보이지 않고 마치 두나무 가지가 맞닿아 서로 한 몸으로 연결된 연리지와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어 주민들이 기이하게 여기고 있다.
이처럼 오래된 고목에 수종이 다른 나무 또는 초생식물이 자라는 것은 종종 발견되지만 많은 수종이 나뭇가지 사이에서 자라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군 관계자는“나무몸통에서 풀 등이 자라기는 하지만, 여덟 수종이 다른 나무의 몸통에서 함께 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안내판을 설치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