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선 시인. 문학가
시름을 사다
직지사 일주문 앞,
오백 원으로
흐린 머릿속 등 짐을 판다
향불 녹아든 길
자근자근 밟으며 들어서자
두덕두덕 붙어있던 오욕칠정이
힘없이 굴러떨어진다
산신이 집어삼킨다
탑돌이하며
떨구고 간 눈물이
약수에 녹아 흐른다
한입 떠 마시다
느티나무 고목에 걸려있는
흔들리는 청춘을 본다
어스름 저녁
경내를 굴러다니는
노스님의 흰 발자국
아직도
일주문 밖에서 서성인다
오백 원 추가요

- 박정선 시인, 문학가
- 충남 금산 출생.
- 공주교육대학교/한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2010년 『호서문학』등단.
- 현재 대전중원초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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