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산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천년 고찰·폐광 갱속의 역사 탐험자연휴양림서 산림욕 즐기고 석탄박물관서 석탄산업 '한눈에'
성주산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천년 고찰·폐광 갱속의 역사 탐험자연휴양림서 산림욕 즐기고 석탄박물관서 석탄산업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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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0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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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사지, 사계절 관광명소로 급부상
▲ 성주사지 전경

<신 청풍명월의 지난소식> 충청도 서해안은 불편한 교통 때문에 오랫동안 관광의 사각지대였으나,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대와 현대, 그리고 산과 바다를 두루 구경할 수 있는 보령은 장항선이나 천안~예산~홍성을 거치는 국도 45호선을 이용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사통팔달한 교통의 편리함에 힘입어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 되었다.

특히 갈대숲으로 유명한 오서산과 함께 보령의 상징인 성주산 일대는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닌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로서 더욱 인기가 많다.

서해안고속도로 대천IC에서 보령시청 앞을 지나 성주터널을 나서면 바로 성주면 소재지인데,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약1㎞쯤 가면 왼편 길가에 천년고찰 성주사지(사적 제307호)가 있고, 우회전하여 1km쯤 가면 석탄박물관과 성주산자연휴양림이 길 양편에 있다.

1986년 4월 미산면에서 분리된 성주면이란 이름은 성주산(677m)에서 유래한 것인데, 일제 강점기부터 석탄을 채굴하던 광산지대였으나 석탄이 바닥나자 흥청거리던 주막이며 사람들이 모두 떠난 폐광지대였다.

1985년 710m의 성주터널이 개통되기 전까지는 시내에서 국도 21호선 남포에서 지방도로로 8km쯤 우회해야 하는 오지 중의 오지였던 이곳에 1991년 5월 성주산 자연휴양림을 만들고, 1995년 5월에는 휴양림 건너편에 폐광시설을 활용한 석탄박물관을 만들자 천년고찰 성주사지와 함께 성주산 일대는 새로운 관광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성주산 남쪽 만수산(575m) 사이의 화장골과 성주사지로 올라가는 심연동 계곡 등 두 지역을 포함한 성주산자연휴양림은 소나무를 비롯해서 느티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면서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phytoncide)을 이용해서 만든 휴양림인데, 예로부터 성주산 일대에는 모란형의 명당 8개소(성주 8묘)가 있는데 그중 하나인 화장골에 세운 것이다.

휴양림으로 들어가면 바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물 놀이터가 있는데, 청정 계곡물을 끌어들여서 만든 물 놀이터를 지나면 체력단련장, 삼림욕장, 그리고 전망대에 이른다. 한편, 성주사지 위쪽의 심연동(深淵洞) 계곡은 예부터 깊은 골짜기가 있는 마을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정상까지 올라가는 산길로 연결되어 있다.

봄에는 벚꽃 등 온갖 야생화가 만발해서 휴양림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봄의 화사함을 만끽하게 하고, 약4㎞의 화장골 계곡 산책코스를 따라 둘러보며 산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또, 등산을 좋아하는 여행객은 전망대에 올라가는 것은 물론, 성주산 정상인 677m 장군봉까지 등산하거나 이곳에 숙소를 정한 뒤 대천해수욕장이나 무창포해수욕장을 즐길 수도 있다.

매년 관광객이 증가하는 성주산휴양림에는 8동의 통나무집과 최신 설비로 단장한 8실의 산림문화휴양관이 숲속에 있는데, 난방시설까지 갖추어져서 사계절을 즐길 수 있다. 예약은 홈페이지(seongjusan.brcn.go.kr)나 관리사무소(041) 930-3529)로 하면 된다.

자연휴양림 길 건너편에 있는 석탄박물관은 마치 석탄 원석처럼 울퉁불퉁한 검은 덩이처럼 만든 건물 외관부터 어린이들에게 호기심을 갖게 하는데, 2층 건물 중 1층에는 석탄을 채굴해 연탄으로 만드는 과정을 그린 모습과 장비들을 전시하고, 2층에는 마치 400m 지하로 내려가서 채굴하듯 만든 가상 엘리베이터를 타고 실제 갱속을 돌아보도록 만들었다.

건물 뒤편 야외전시장에는 석탄을 실어 나르던 객차며, 장비들이 전시되고 있는데, 석탄 채굴이 활발하던 시절에는 장항선의 지선이 이곳까지 연결되었으나 석탄을 캔 뒤 속이 텅빈 산은 이제 지팡이로 두드려도 땅땅 울릴 정도라고도 한다.

사실 석탄박물관은 탄광지대인 강원도 태백(1997년), 경북 문경(1999)에도 지자체에서 석탄박물관을 만들었지만, 보령석탄박물관은 최초로 개관했다는 점과 함께 지리적 접근성이 편리하며, 특히 갱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 공기가 냉풍욕장처럼 시원하다는 점이 자랑이다.

이처럼 불리한 지리 여건에도 오히려 그것을 활용해서 50여 년 간 석탄산업의 발자취를 한눈에 알아보게 만든 석탄박물관과 잠시라도 도시의 소음과 오염에서 벗어나고 싶은 도시인들에게 자연으로 꾸민 자연휴양림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심연동 계곡으로 들어가는 길 왼편에 있는 성주사지는 신라 말 불교 5교 9산중 낭혜화상 무염 대사(801~888)가 성주산문을 열었던 천년고찰이다.

나말 진골 중심의 골품제와 중앙귀족들의 통치에 교종이 한계를 드러내자 6두품과 대당유학으로 사상의 범위를 넓힌 신지식인들 중심으로 새로운 사상이 도입되었는데, 선종은 글자를 모르더라도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다는 불립문자와 독특한 고행이나 수행을 하지 않아도 체득할 수 있다는 견성오도·좌선 등을 중심으로 개인적인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종교 사상이었다.

원래 인도 유학을 다녀온 중국 남조 양(梁)의 달마 대사가 소림사에서 개창한 선종이 한반도에 도입된 것은 중국보다 약 반세기 늦은 8세기 말부터 9세기 초인 신라 혜공왕 때 신행(神行)과 헌덕왕 때 도의(道義)에 의해서라고 한다.

무열왕의 둘째 왕자인 김인문의 후손인 무염 대사는 왕족에서 6두품으로 강등된 부친 때부터 웅주로 옮겨서 살았다고 하는데, 이런 배경으로 보아 그가 신라정부에 대한 반감이 높았을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문성왕 9년(847) 무염이 백제의 옛 서울 지역인 웅진에서 가까운 이곳에서 최초로 9산 선문인 성주산문을 개창한 이후 6두품 등 호족세력과 하층민들에게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어 종래의 교종 5파와 필적하는 선종 9산이 형성되었다.

본래 백제 법왕이 전쟁 때 희생된 장병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 지었던 오합사(烏合寺)에서 무염이 성주산문을 열고 크게 번창하자 문성왕이 사찰을 크게 확장한 뒤 '성인이 머무는 절'이란 이름의 성주사(聖住寺)로 개칭했다고 하는데, 원래 아미산이었던 산 이름도 성주산으로 바뀌었으며, 성인이란 곧 낭혜화상 무염 대사를 말한다.

당시 성주사는 불전이 80칸, 수각이 7칸, 고사가 50여 칸이나 되며, 이곳에 속한 승려들만도 2000여 명이나 되는 큰 사찰이었다고 하는데, 그 후 대사는 진성여왕 2년(888) 89세로 성주사에서 열반했다.

사후에 조정에서는 무염 대사를 낭혜화상이라고 추증하고, 당대 최고의 문장가 최치원이 비문을 쓴 낭혜화상 백월보광비(국보 제8호)를 세웠는데,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은 거북 조각 위에 세운 비는 신라시대에 만든 비석 중 제일 큰 비라고도 한다.

그런데, 조선 초에 펴낸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성주산 북쪽에 성주사가 있으며, 최치원이 지은 낭혜화상 부도비가 있다'는 기록으로 보아서 선초까지 존재하던 성주사가 사라진 것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이 아닌가 추정하지만, 지금은 금당지와 석탑 3기(중앙 석탑 : 보물 제20호, 서쪽 3층탑 : 보물 제47호)와 백월보광비만 비각 속에 보호되고 있다. 최근 복원공사를 위해서 대대적인 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법무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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