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선 시인. 문학가
파묵칼레 추억
히잡이 벗겨진다
밸리 춤사이에 가려진 하얀 속살이
남자 강을 건넌다
뒤돌아보지 마라
천 년 전 달무리가
발끝에 걸려 돌무덤을 무너뜨릴라
히잡이 찢어진다
숨죽여 비늘이 벗겨지고
솜이불에
맑은 샘물이 흐른다
구불구불 물고기떼 몰려든다
젖이 흐른다
히잡이 날아간다
풀어진 닻을 잡고
밤새
노아의 방주와 거친 향해를 한다
몸부림친 가슴
뒤집어 보여주지 마라
묻지 마라
히잡이 어디에 갔는지
그리고 듣지 마라
밤에만 들리는 희미한 히잡 메아리소리를
파묵칼레에 가면
밤에도 뜨는 붉은 태양이 있다

- 박정선 시인, 문학가
- 충남 금산 출생.
- 공주교육대학교/한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2010년 『호서문학』등단.
- 현재 대전중원초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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