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시대를 기원으로 한 중구의 뿌리깊은 전통행사인 ‘부사칠석문화제'가 칠월칠석인 20일, 보문산 선바위 및 부사다목적복지회관에서 부사칠석놀이보존회(회장 송석태) 주관으로 마을주민 4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동화합 축제의 한마당으로 개최됐다.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부사칠석문화제는 오전 7시 보문산 선바위에서 치성을 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부사샘터에서 샘치기, 샘고사, 주민화합을 위한 농악놀이 순으로 진행됐다.
2012년 대전지역 최초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부사칠석문화제는 지난 1992년 중구 민속놀이로 선정됐으며, 1993년 대전시 민속예술경연대회 최우수상, 1994년 제35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알려져 있다.
부사칠석문화제는 부사 마을의 지명설화에서 비롯된다. 백제시대에 윗말과 아랫말의 중간에 있는 샘의 주도권을 놓고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윗말에 사는 예쁜 처녀 부용과 아랫말의 사득 총각이 이 샘터에서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두 연인이 신라와의 전쟁으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뒤 마을의 샘이 말라버리자 마을주민들이 모여 칠월칠석날에 선바위에서 정성드려 치성을 드리고 영혼혼례식을 올려주자 비로소 샘에서 물이 솟아나서 이때부터 부용의 '부(芙)'와 사득의 '사(沙)'자를 넣은 '부사(芙沙)'라는 마을이름이 생겨났다.
이후 부용과 사득에게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부사칠석제와 부사칠석놀이로 전승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동민이 화합하는 여름 세시 민속놀이로 평가받고 있다.
송석태 보존회장은 “부사동에 전해오는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는 감동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며 “부사칠석문화제가 후대에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용갑 청장은 “부사칠석문화제는 동민을 하나로 연결하며 단합하게 하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후손에게 전승될 수 있도록 많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