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선 시인. 문학가
뒤풀이
후텁 지근한 정적을
땡볕에 바짝 말리고 싶은데
한밤중 해는 거울 속에 앉아있다
깊은 하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영정사진이
기웃, 희미한 웃음을 놓아버린다
어둠을 헤쳐나온 새벽이슬이
고개 숙이고 들어오는 사람 뒤로
설익은 신문 한 장 사이에 끼어 들어온다
시큼한 냄새 맛보는 그대는 누구인가
고개 넘어 주름진 파도는
뒤척이는 가슴만 찰싹찰싹 때리고
몸은 문밖에 서 있는데 마음이 서성인다
떫은맛이 사라진
머릿속 낯선 한파가 싱겁다
성큼 성큼 발등까지 왔다
썰물처럼 밀려가는 눈빛만 시리다

- 박정선 시인, 문학가
- 충남 금산 출생.
- 공주교육대학교/한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2010년 『호서문학』등단.
- 현재 대전중원초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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