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가는 3길(3)

내가 바닥의 중요함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된 것은 청계천 빈민촌에서 선교하던 때였다. 그때 내 나이 30세였다. 처음 빈민촌에 들어가 일하면서 가장 곤혹을 느낀 것이 주민들과 소통이 되어지지를 않는 점이었다. 주일 예배 때에도 나는 열심히 설교하는데 교인들은 졸고만 있었다. 생각다 못한 나는 주민들과의 거리감을 메우기 위하여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을 느끼게 되어 마을 청년들과 함께 넝마주이를 시작하였다.
새벽기도를 마친 후에 망태를 메고 집게를 들고는 넝마주이 구역인 뚝섬 지역으로 나갔다. 넝마주이들은 자기들이 활동할 수 있는 구역을 <나와바리> 라 한다. 우리 나와바리 안에서 종일 쓰레기통을 뒤지며 작업을 하면 밀가루 두 포대 살 만큼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한 포는 매일 한 가정씩 양식 떨어진 집에 도와주고 한 포는 내가 쓰는 식으로 지나다 보니 자연 넝마주이 패거리에서 대장 비슷한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넝마주이들은 대장을 왕초라 부른다. 내가 왕초가 되어 대원들을 이끌다 보니 <넝마주이 근성> 같은 기질이 길러지게 되었다.
그 시절 몸으로 터득한 넝마주이 근성 혹은 기질이 지금가지 내 삶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넝마주이가 쓰레기통을 뒤져 버려진 폐품들을 모아 팔아서 살아가는 업인지라 겉보기에는 하찮은 직업처럼 보이지만 넝마주이 근성을 한 번 체득(體得)하고 나면 개척자로의 삶에 큰 유익을 준다. 넝마주이 근성(根性)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다음의 구호가 적절한 표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넘어져도 쓰레기통 옆에만 넘어져라.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쉬고 난 다음에
다시 일어서서 쓰레기통을 뒤지면 언제나 재기할 수 있다.>
넝마주이를 일정 기간 하고 나면 이런 근성이 몸에 배게 된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개척자로 살아감에 주저함이 없게 된다. 바로 바닥정신이다. 살아가는 동안에 어떤 실패, 어떤 좌절을 만나도 바닥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근성과 기백을 몸에 익히게 된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는 나라이다. 자원이라야 사람 자원 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선진국으로 일어서려면 개척정신, 창조정신, 그리고 공동체 정신이 살아 있어야 한다. 이런 정신들을 총합하여 기업가 정신이라 한다. 한 나라, 한 사회가 부진한 역사를 딛고 일어서려면 기업가 정신이 살아나야 한다. 기업가 정신의 기초에 바닥정신이 있고 그 위에 개척정신, 창조정신, 공동체 정신이 자라날 때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활기차게 뻗어 나갈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