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소유상 개시허망이요 모든 형상은 우리 육체를 비롯하여 산과들과 강과 바다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다 허망합니다. 실체(實體)가 아닙니다.
그리고 무상(無常)합니다. 무상이란 말은 변하고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육체를 “나”라고 착각하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하는 이 몸을 내 생명이라고 집착하고 삽니다. 몸만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이것을 부정하면 현실을 무시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무엇입니까 마음이 현실이지 육체가 현실은 아닙니다.
육체는 마음의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실제의 현실이 아니고 중생의 생각으로 지은 환각의 세계입니다. 가령 여러분들이 친구와 늘 같이 생활하다가 꿈에서도 그 친구와 같이 어떤 곳에도 가고오고 합니다. 이것은 여러분이 늘 보던 친구의 기억이 꿈에 가서도 친구가 되고 일도 같이 합니다. 꿈에 친구는 실제의 친구가 아니라 우리의 기억(생가)이 만든 환각입니다.
우리가 보는 물질도 다 하나의 환상이며 허망한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굼에 아들과 같이 사는 수가 있습니다. 이런 때는 현재 한방에 자고 있는 아들이 자기의 실제 아들이 아니요 자기 마음속에 아들을 기억하고 있는 그 생각이 아들이 된 것입니다. 꿈속에 아들이 착하고 효도를 한다면 그것은 내 생각이 나에게 효도하는 것입니다. 평소에 내가 생각하고 있던 아들의 모양과 성격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억이 그대로 아들이 되어 밤꿈에 나와 놀러도 가고 대화도 하지만 사실은 나 혼자 둘이 되어서 돌아다닌 것입니다. 제 마음의 생각이 자기도 되고 아들도 되고 해서 돌아다닌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이 환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지금 우리들의 모든 현실도 다 그렇습니다. 밤잘대 꾸는 꿈은 밤 꿈이요 낮에 농사하고 장사하는 이 현실도 하나의 꿈인데 꿈에서 꿈을 꿈인지 모르는 것과 같이 현실도 꿈인데 꿈인지 몰라서 그렇습니다. 꿈에서는 모두가 진짜 입니다. 무서우면 무섭다 하고 예쁘면 예쁘다 하지요 그리고 꿈을 깨고 나야 꿈인데 공연히 좋아 했고 공연히 겁을 냈구나 하지요.
꿈에서는 꿈 자체를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현실도 꿈인데 따라서 모두 허망한 것인데 이것을 확실히 알아야 부처님의 참다운 길을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생시에는 꿈을 기억하는데 꿈속에서는 생시를 전혀 모릅니다. 그러니 백년천년 사는 것이 생시이고 80년 밖에 못사는 것이 꿈입니다.
모든 것이다. 내 생각입니다. 생각을 일으켜 환상을 만들고 환상을 진짜인지 알고 집착하는 것이 중생입니다. 제행이 무상입니다. 삼라만상이 모두 환상이요 꿈입니다. 그러니 뭐 하나 집착 할 것이 없습니다. 몸뚱이도 가짜요 산과 동물 아들 딸 모두 실체가 없고 가짜임을 알고 내 마음만이 진짜라는 것을 명심하고 집착 없이 사는 것이 부처님에 귀의하고 불법을 수행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