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112)
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112)
  • 김재복 기자
  • 승인 2016.05.08 2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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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희망이다 (7)

마을이 희망이다 (7)

내가 공동체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74년과 1975년 교도소에 있을 때부터이다. 정치범들은 독방에 따로 수감되어 있었지만 가끔 일반 죄수들이 있는 방에 합방되는 때가 있었다. 한번은 죄수 8명이 있는 방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나까지 9명이 사는 방인데 방의 넓이가 겨우 2평 남짓 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좁은 방에서도 빈부간의 갈등이 심하였다. 부자 죄수들은 끼니마다 불고기 사식을 주문하여 먹고, 가난한 죄수들은 코 앞에서 냄새만 맡아야 했다. 그러니 서로 다툼이 끊이지를 않았다. 참다 못한 나는 사식, 현금, 치약 같은 것 모두 내 것 네 것 없이 사용하는 공동체로 살아보자고 제안하였다.

 

나의 제안에 대해 있는 측에서는 “당신 빨갱이 아냐?”하고 반발하고, 없는 측에서는 “예수쟁이들은 말만 하니, 당신 것부터 다 털어놔 봐.”하고 공박하였다. 그러나 나는 좁은 방에서 서로 다투며 살아가는 것을 참을 수 없어 기도드렸다.

 

"하나님, 이들이 가진 것을 나누어 함께 가지고 서로 위로하며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그때 마침 19세 된 청년이 절도범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는 발에 걸린 동상이 악화되어 살이 썩어가고 있었는데, 나는 그가 측은하여 아침저녁으로 발 마사지를 하며 기도해 주었다. 그러기를 열흘 정도 계속하였더니 상처가 낫기 시작하였다.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 본 사람들이 감동이 되었던지 공동체로 한번 살아보자 하였다.

 

그날부터 방 분위기가 달라졌다. 소유구조가 달라지자 인심이 달라졌다. 싸우기만 하던 사람들이 서로 위로하고, 범죄자 생활을 청산하고 새롭게 살아보자고 다짐하는 것이었다.

 

그런 경험을 하며 공동체의 힘을 실감하였다. 그리고 언젠가 감옥에서 나가면 공동체 교회를 세워 공동체 운동에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하였고, 공동체 마을 이름을 두레마을로 작명까지 해 놓았다.

 

두레는 조상들이 세웠던 마을 공동체의 이름이다. 그리고 성경에서도 사도행전 2장과 4장에서 오순절 성령이 임하여 교회가 시작되자, 내 것 네 것 없이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성령공동체, 생활공동체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나는 조상들이 살았던 두레 전통과 성경의 성령공동체를 합하여 두레마을 공동체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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