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세월을 낭비한 죄(罪) (3)
<종교>세월을 낭비한 죄(罪) (3)
  • 김재복 기자
  • 승인 2016.07.11 0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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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

세월을 낭비한 죄(罪) (3)

▲ 김진홍 목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에베소서 5장 16절)

 

나이 들어가면서 습관처럼 몸에 배어든 버릇이 하나 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 동안 살아온 삶의 모습을 살펴보는 버릇이다. 나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 자랑스러운 면과 후회스런 면이 반반이다. 스스로 자랑스러운 면에 대하여는 말하지 않기로 하자. 그러나 후회스런 면들에 대하여는 찬찬히 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좋을 것 같아서이다.

 

나는 지금까지 76년 세월을 살아오면서 내가 하고픈 일은 주저 없이 실천하여 왔다. 그 일이 좋은 일이었든 그렇지 못한 일이었든 간에 나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살아왔다. 말하자면 소신껏 살아왔다. 그런 중에 후회스런 일이 3가지가 있다. 다시 산다면 이런 일은 피하여야지 하고 생각되는 점들이다.

 

첫째는 너무 많은 일을 하며 바쁘게 살아온 점이다.

 

미국의 한 목사가 한국 교회의 초청을 받아 와 한국 교회와 목사들을 돌아보고 나서 가는 길에 한 마디 남긴 말이 있다.

 

"한국 목사들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보다 더 바쁘게 더 많은 일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 말을 들었을 때에 꼭 나를 보고 하는 말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나는 너무 많은 일을 하느라 주위에서 일중독증이란 말까지 들어 왔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하려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고, 허물이 생기고 욕도 먹게 되고 부작용도 일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에 와서 다짐하는 것이 중요한 일을 깊이 있게 하여야지 하는 다짐이다.

 

둘째로 내가 후회하는 것은 늘 현장(現場)에서 일하다가 천국으로 간다면서 현장을 강조하다 보니, 좀 더 깊이 공부하는 기회를 놓친 점이다. 그래서 책은 많이 읽었지만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못하여 신학적, 사상적인 기본을 충실히 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장로회신학대학 2학년 학생시절 청계천 빈민촌에 들어가 개척을 시작한 이래 현장을 떠나본 적이 없었다. 휴가도 없었고 안식년도 없었다. 고작해야 유신체제 시절 감옥에 가서 13개월 살았던 것 외에는 일터 현장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냥 현장에서 뛰어다니기만 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40세 전후가 되었을 때에 3년 정도 해외에 나가서라도 공부를 하는 것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

 

셋째로 내가 가장 후회스럽게 생각하는 바는 가족들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너무 소홀히 하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새로 시작한다면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데에 더 충실하고, 함께 일하는 동지들에게 더 많은 배려를 하여야지 하는 마음을 절실히 갖게 된다. 그래서 후배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경우에는 가정에 충실하라, 아내와 자식, 부모와 형제들을 소중히 여기고 더 많은 시간과 정성과 관심을 투자하여 나중에 후회스러움이 없도록 하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 동역자들을 소중히 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시간으로도 더 많은 배려를 하여, 서로 간에 원망이나 아쉬움이 없도록 하라고 충고한다. 후배들에게 남기는 이런 충고들은 나 자신이 살아온 76년 세월에 아쉬움을 남기게 된 점들을 반성하며 하는 충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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