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낭비한 죄(罪) (4)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에베소서 5장 16절)
어제 글에서 내가 살아온 세월에 후회스러운 일들을 적었거니와 오늘 글에도 이어서 적으려 한다. 먼저 분명히 할 것은 나는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대견하게 생각한다. 어려운 삶의 길을 넘어지지 아니하고 포기하지 아니하고, 용케도 견디며 오늘에까지 이르게 되었구나 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후회스런 일들이 없을 수 없다. 내가 내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이런 과오나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지 하는 식의 후회스러움이다. 어제 글에서 세 가지를 적었으니 오늘은 네번째부터 적자.
네번째는 나와 나의 사역을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점이다.
지난 46년간 두레사역이 지속되어 올 수 있었던 것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분들이 두레사역을 양으로 음으로 도우셨다. 돌이켜 보면 그런 고마운 분들에게 제대로 감사의 뜻을 전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지금 늦었더라도 기억나는대로, 연락처를 찾을 수 있는대로 감사의 뜻을 전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다섯번째는 일에 묻혀 일에만 열중하다 보니 기도할 시간이 없을 만큼 지내온 점이 크게 후회스럽다.
기도할 시간이 없을 만큼 일을 열심히 하였던 것이 문제였다. 지난 후에 반성하여 보면 기도할 틈도 없이 벌려온 일들은 별로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 그나마 그 많은 일 중 기도하며 기획하고 금식하며 진행하여 온 일들이 남아 두레의 명성을 지켜 주고 있다. 사무엘 선지는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범하지 아니하겠다 하였다(사무엘상 12장 23절).
사무엘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나는 하나님의 일을 한다면서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많이 범하였음을 후회스럽게 여긴다. 그래서 70이 넘은 지금에나마 기도생활에 진보를 이루고자 두레수도원 안의 기도실에 자주 무릎을 꿇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