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산에 오르사 자기가 원하는 자들을 부르시니 나아온지라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귀신을 내쫓는 권세도 가지게 하려 하심이라"(마가복음 3장 13절~15절)
어제 글에서 하나님은 당신에게 전심으로 향하는 자들에게 능력을 맡기신다고 적었다. 그렇게 맡겨진 능력을 하나님의 일에 바르게 사용할 때에는 그 능력을 점점 더 크게 하여 주시지만, 그 능력을 그릇되게 사용하거나 게을러 사용하지 않거나 교회를 위하여가 아니라 인간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능력을 거두신다 하였다.
이를 일회용 컵에 비유하여 이해할 수 있다. 일본과 한국에는 자판기가 많다.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같은 장소에는 어김없이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커피라 쓴 부분을 누르면 종이컵이 떨어지고 커피가 담긴다. 그러면 컵을 꺼내어 마신 뒤 컵을 집으로 가져가지는 않는다.
모든 자판기 옆에는 휴지통이 있다. 그 휴지통에 빈 컵을 버리고 그 자리를 떠난다. 이른바 일회용 컵이다. 한 번 사용하고 버리기에 일회용이라 한다. 하나님의 일꾼 중에도 일회용 일꾼들이 있다. 하나님이 맡기신 능력을 그 뜻에 합당하게 사용하지 아니하고 그릇되게 사용할 경우, 맡기신 능력을 거두시고 그 일꾼을 버리신다. 일회용 종이컵처럼 일회용 일꾼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하나님으로부터 능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받은 능력을 바르게 지켜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한국교회에는 지난날 한때 능력을 받아 크게 쓰임 받던 일꾼들 중, 중도에 실족하여 소리없이 사라진 이들이 있다. 사정이 나름대로 있었겠지만 맡은 능력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교회를 위하여, 하나님의 양들을 위하여,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하여 바로 사용하지 못하고 그릇되게 사용하였기에, 능력의 주인되신 하나님께서 그 능력을 거두시고 그 일꾼을 버리신 경우가 있다.
자판기에서 일회용 컵으로 커피를 마시고 그 컵을 휴지통에 버리듯 하나님은 그런 일꾼을 버리신다. 구약에 그러한 왕이 있었다. 사울 왕이다. 모름지기 하나님의 일꾼이요, 교회의 일꾼된 우리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경건의 훈련을 쌓아, 일회용 컵처럼 버려지지 않고 요긴하게 쓰임 받는 일꾼이 되도록 늘 자신을 성찰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