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山林)에서 길을 찾자 (3)

여러 해 전 독일을 방문하였을 때 바이엘 회사를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그 회사 연구소에 한국인이 있어서 그의 초대로 견학을 하게 된 것이다. 바이엘사 최고 효자 상품이 아스피린이다. 그런데 그 아스피린의 원료가 버드나무 잎인데, 한국산 버드나무 잎이 세계에서 가장 약효가 좋아 바이엘사는 한국산 버드나무 잎을 수입하여 아스피린을 생산할 것이라 하였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약효를 자랑하는 버드나무를 지천에서 대하면서도 그 잎으로 아스피린을 만들 생각은 하지 못하고, 버드나무 아래 술상 벌이고 “노세 노세 젊어 노세”하며 놀기만 하였다. 그러는 사이 독일은 버드나무 잎에서 아스피린을 만들고 전 세계에 판매하여 돈을 벌어들였다.
내가 날마다 산행을 하는 두레수도원 산길에는 개똥쑥이 널려 있다. 4백년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는 개똥쑥이 말라리아에 특효약이라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작년에 중국의 한 여약사가 개똥쑥으로 말라리아 약을 개발하여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동의보감을 제대로 읽고 연구하였더라면 그 노벨상을 한국인이 받았을 것이다. 여간 아쉬운 바가 아니다. 한국의 은행나무 잎에서 추출해내는 징코민 성분이 다른 나라 은행나무 잎의 수십 배 효능이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예를 소개하는 것은 우리의 산에 엄청난 가능성이 담겨져 있음을 지적하고 싶어서이다. 두레마을에서는 농업법인 두레숲속마을을 설립하여 산에서 나는 약초와 열매를 원료로 식품을 가공하는 공장을 세운다. 두레마을 뒷산에 흔하게 자라는 머위나물은 치매에 특효약이고, 어디서나 잘 자라는 돼지감자에는 이눌린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당뇨병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그래서 두레숲속마을 식품공장에서 머위나물과 돼지감자를 넣은 된장을 만들고 식초를 만들고 효소를 만드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청년들은 산으로 일자리를 찾아간다. 독일, 스위스에서는 최고의 신랑감이 산림감독관이다. 두레마을은 동두천 산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두레 일꾼들 중에는 독일 쾰른대, 미국 코넬대, 부산대, 연세대, 카이스트, 한동대, 전북대, 건국대 등의 명문 출신들이 일하고 있다. 청소년 치유학교에서 섬기고 협동조합, 농업법인, 식품공장,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모두들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긍지를 품고 일하고 있다.
동두천 두레마을에서는 3년 안으로 노인과 중년, 청년의 일자리 200여 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 젊은이들이 왜 도시에 몰려 일자리 없다고들 한탄하는가? 산과 들에 일거리가 쌓였는데 왜 어떤 시에서는 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보조금을 주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는가? 산에서 길을 찾고 숲에서 일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나라의 미래가 열리고 청년들에게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