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182)
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182)
  • 김재복 기자
  • 승인 2016.10.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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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6)

불씨 (6)

"여호와께서는 소멸(消滅)하시는 불이심이니라"(히브리서 12장 26절)

 

해마다 2월 23일이 되면 나는 혼자서 축제를 가진다. 나 자신을 위한 1일 부흥회라 할까. 내 평생토록 그날의 축제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시작은 1974년 2월 23일부터이다. 그때 나는 30대 나이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죄명도 대단해서 긴급조치 1호 위반 반국가사범이었다.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자는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는 법에 반대하여, 목회자 33명을 모아 데모하는 일에 주동(主動)을 하였으니 보통 죄수가 아니었다.

 

남산 지하실에 있는 중앙정보부 조사실에서 조사받는 두 달 동안 "하나님 차라리 나를 천국으로 데려가 주십시오. 더 견디기 힘듭니다."라는 기도제목으로 기도하였다. 그해 2월 23일은 늦추위로 몹시 추운 날씨였다. 내가 수감되어 있던 서울구치소 정치범 옥사는 0.7평 좁은 방에 햇볕조차 들지 않아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를 견디기 어려웠다. 추위가 심해지니 마치 다리뼈를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이 왔다.

 

나는 찬송하다, 기도하다, 제자리에서 뜀뛰기를 하기도 하면서 추위를 이겨보려 온갖 노력을 다 하였다. 그러나 밀려드는 추위를 감당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성경 속에서 ‘불’자를 찾으며 추위를 이기고 시간을 보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구약성경에서부터 ‘불’자를 찾기 시작하여 처음 찾은 ‘불’자는 성경의 두번째 책인 출애굽기 3장에서였다.

 

모세가 40년에 걸친 처가살이 끝에 나이 80된 어느 날 양떼를 돌보고 있는데, 떨기나무에 불이 붙어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것을 보았다. 거기에서 이스라엘의 민족지도자로 부름 받은 모세는 120세에 천국으로 옮겨가기까지 민족의 지도자로 헌신하였다.

 

그렇게 구약에서 시작하여 신약에 이르러 누가복음 12장 49절을 읽고는 무릎을 꿇고 기도드리기 시작하였다.

 

"내가 땅에 불을 던지러 왔노니 그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무엇을 더 원하리요"

 

나는 혼을 기울여 기도드리기 시작하였다. 다음 ‘불’자는 사도행전 2장 첫 부분이었다. 오순절 성령의 불이 임하여 모인 무리 120명이 성령 충만함을 받고 교회가 시작된 장면이다. 홀연히 하늘로부터 성령의 불이 임하여 모인 무리 각 사람에게 충만히 임하였다. 그 말씀을 읽을 때에 나는 예상치 못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 체험으로 인하여 나는 내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을 기념하여 해마다 2월 23일이면 나 혼자만의 부흥회를 지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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