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이야기
현대그룹의 창업자였던 故정주영 회장은 젊은 날 막노동자로 일하며 노동자 합숙소에서 지낸 적이 있다. 합숙소에는 빈대가 많아 밤마다 노동자들이 잠을 설치곤 하였다. 노동자들은 빈대를 피하여 책상 위에서 잤으나 책상 다리를 타고 빈대가 올라와 여전히 괴롭혔다. 빈대를 피하려고 노동자들은 책상 다리에 물 대야를 놓아 올라오려는 빈대들이 물에 빠져 죽게 하였다.
그러나 그 효과도 불과 이틀 정도 밖에 가지 않았다. 불과 이틀 정도 편히 자다가 여전히 빈대들의 습격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노동자들은 밤중에 일어나 빈대들이 어디로 오는지를 살피다가 모두가 놀라고 감탄하였다. 물 대야로 인하여 길이 막힌 빈대들이 벽을 타고 천정으로 올라가 천정에서 사람에게로 고공낙하(高空落下)하고 있는 것이었다. 빈대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노동자 정주영은 감탄하며 스스로 다짐하게 되었다.
하찮은 빈대들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저렇게 머리를 쓰고 모험과 도전을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빈대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생각한 정주영은, 젊은 날부터 목표에 이르기 위해 끈질기게 도전하여 목표를 성취하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 후로 정주영은 어떤 난관에 부딪혀 길이 막히면 빈대 생각을 하며 자신을 격려하곤 하였다.
"사람으로 태어나 빈대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하며 자신을 격려하고 도전정신을 불태워나갔다. 그렇게 이루어진 것이 현대그룹이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빈대만도 못한 사람들이 즐비하다 조그마한 난관에 부딪혀도 그냥 주저앉아 버리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다. 옛말에 궁즉통(窮卽通)이라 하였다. 길이 막혀 어찌할 바를 모를만큼 궁하게 되면 거기서부터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빈대만도 못한 사람들이 되지 말아야겠다. 어떤 장애물도 어떤 난관도 어떤 시련도 불타는 투지와 개척정신, 도전정신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