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 이야기 (1)
"예수께서 여리고로 들어가 지나가시더라 삭개오라 이름하는 자가 있으니 세리장이요 또한 부자라 그가 예수께서 어떤 사람인가 하여 보고자 하되 키가 작고 사람이 많아 할 수 없어 달려가서 보기 위하여 뽕나무에 올라가니 이는 예수께서 그리로 지나가시게 됨이라" (누가복음 19장 1절 ~ 4절)
오늘 두레마을에서는 모두가 힘을 모아 뽕나무 심기를 하였다. 골짜기 안에 있는 밭에 3,500주의 뽕나무를 심었다. 뽕나무에 있어서는 한국 최고 권위자인 류광선 박사님의 현장 지도를 받으며 심었다. 류 박사님은 국립농업과학원 잠사곤충부 책임자로 있으면서 일본 동경대학에서 양잠학 교수까지 지낸, 뽕나무와 누에에 관하여는 세계적인 1인자라 할 만한 실력자이시다.
뽕나무는 버릴 것이 없는 소중한 자원이다. 뿌리와 줄기는 약재로 쓰고, 잎은 당뇨와 고혈압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열매인 오디는 맛도 좋으려니와 약용식품으로도 소중하다. 다른 무엇보다 뽕잎으로 기르는 누에가 과거에는 비단을 짜는 실의 원료가 되었지만 지금은 약재로 귀하게 쓰인다. 누에 가루로 만든 ‘누에그라’는 ‘비아그라’를 뺨치는 정력제로 통한다.
혹 달린 신발이라는 기능성 신발로 널리 알려진 기업인 (주)신나라는 누에고치로 명품 화장품을 만들어 국내 판매는 물론 중국에까지 수출을 하고 있다. 뽕나무와 누에가 이렇게 다양하게 쓰임 받고 있지만 두레마을에서 이번에 뽕나무를 대량으로 심은 것은 채소로 쓰기 위해서다. 5월 경 뽕잎이 부드러울 때에 채취하여 뽕잎나물로 사용하면 일품 채소가 된다.
뽕잎 채소는 당뇨,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 큰 효과가 있는 채소여서,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저장하여 두고 일 년 내내 최고의 나물로 밥상에 올릴 수 있다. 오늘은 뽕나무를 두레마을의 밭에 심었지만, 내일부터는 산에 심게 된다. 자연 속에서 자란 산뽕나무의 잎은 차의 원료로 소중하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헐벗었던 산에 숲을 가꾸는 데까지는 성공하였으나, 숲을 활용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두레마을 뒷산에는 옛날 화전민들이 일구었던 밭들이 묵밭으로 버려져 있다. 그런 곳에 뽕나무를 심어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