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하나님 (2) - 산지 농업(山地農業)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헐벗은 산을 울창한 숲으로 가꾼 일이 세계에서 모범적인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어린 시절 4월이 되면 학교수업을 전폐하고 산에 나무 심으러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그리고 세계 많은 나라들 중 식목일(植木日)을 따로 두고 대통령으로부터 온 국민이 나무심기에 동원되었던 나라는 우리나라뿐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산림을 가꾸는 데에는 성공하였으나 산과 산림을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산림청을 중심으로 각 지방정부들까지 산을 활용하고, 산림을 국민 휴양지 또는 수련장으로 가꾸는 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동두천 두레자연마을은 산지농업(山地農業)에 관심을 가지고, 두레공동체가 터를 잡고 있는 동두천 쇠목골 안 500만여 평에 이르는 숲을 경제적인 부가가치가 있는 숲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에 몰두하고 있다.
두레자연마을 둘레에는 7Km에 이르는 둘레길이 있다. 이 길을 거의 날마다 걸으며 숲을 살피고 나무를 관찰하고 약초들과 야생화들을 살핀다. 그리고 골짜기 안에 살고 있는 곤충, 새 산짐승들을 살핀다. 특히 쇠목골에는 도토리나무, 잣나무, 산뽕나무가 지천으로 있어서 이 나무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궁리하고 검토한다. 두레 가족들이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나무는 도토리나무와 산뽕나무이다.
도토리는 발효시켜 효소와 식초를 생산할 수 있다. 산뽕나무야말로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나무이다. 뽕잎은 최고급 채소이고 뽕잎차의 재료가 된다. 뽕잎차는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큰 효험이 있다. 그리고 뽕잎으로 누에를 길러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고, 누에를 약재로 제약회사에 납품한다. 뽕나무 가지는 발효하여 효소로 마신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맛도 좋거니와 성인병 환자들에게 인기가 대단히 높다. 그리고 뽕나무 뿌리로 버섯을 기르면 좋은 값으로 거래된다. 뽕나무 중에서도 산뽕이 더욱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지난해 11월 3,600주의 뽕나무를 산속 빈터에 심었고, 올 봄에도 3,000주를 더 심으려 한다. 두레자연마을 주민들이 10,000주의 뽕나무 단지를 조성하여 산업화하고 채소로 먹고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가꾸려는 계획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일터가 없다고들 아우성이다. 그러나 일터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일하겠다는 노동정신이 없고 창의력이 없고 도전정신이 없을 따름이다. 나는 확신을 가지고 말한다.
‘’산 속에 길이 있다. 산으로 가자. 젊은이도 늙은이도 산으로 가자.
산속에서 산림을 가꾸고 산지농업을 일으키고 일터로 가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