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부 하나님 (4)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이니라"(요한복음 15장 1절)
십여 년 전 독일을 방문하였을 때의 이야기 하나 더 하고 싶다. 독일을 방문하던 기간 중 바이엘 제약회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두레선교회에는 국내외 회원들이 일만여 명이 되는데, 그들에게 매주 나의 설교와 성경공부 내용을 CD로 제작하어 우편으로 발송한다. 바이엘사에 연구원으로 있는 한국인 박사 중 한 분이 두레회원이었기에 그의 안내로 바이엘사를 방문하여 제반 시설을 한 바퀴 견학할 수 있었다.
바이엘 제약회사를 둘러보다가 한국인 연구원이 일러주기를 바이엘사에서 가장 수익을 올리는 약품이 아스피린인데, 아스피린의 원료가 버드나무 잎이라 하였다. 백여 년 전 바이엘사가 작은 회사였을 때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신입 연구원이, 그의 아버지가 신경통이 심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를 도울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 없을까 고심하였다 한다. 그러다가 시골에서 통증을 줄이는 데에 버드나무 잎을 사용하던 생각을 하고 연구를 하다가 아스피린을 발명하였다는 것이다.
그 후로 바이엘사가 세계적인 제약사로 발전하는 데에 아스피린이 큰 역할을 하였다면서, 지금도 바이엘사의 아스피린은 해마다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하였다. 내가 아는 한 의사는 나에게 권하기를, 나이 60을 넘어서면 병이 없더라도 아스피린을 매일 먹으면 여러 가지로 건강에 좋다면서 아스피린 먹을 것을 권하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바이엘사에서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직원들을 통해 나라마다 버드나무 잎을 수집하여 약효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수양버드나무 잎이 가장 효능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버드나무 잎을 채취하여 주원료로 사용할 계획임을 일러 주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탄식하였다. 하나님께서 한반도에 세계에서 가장 효능 좋은 버드나무가 자라게 하셨는데 우리 선배들이 버드나무에서 아스피린을 생산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수양버드나무 앞에 술상을 차려 놓고 “노세 노세, 젊어 노세” 하며 주흥을 돋우었구나 하여 탄식이 나왔다. 하나님께서 우리 한반도에 아무리 좋은 약초, 나무, 광석을 주셨어도 우리가 게으르고 무지하여 연구하고 개발하여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겠다는 선한 야심이 없다면,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이 마냥 헛 것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이제부터라도 우리 자녀들을 이런 연구개발 분야로 진출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지금은 서울대학교 공대 학생이 고시공부를 하는 처지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2015년에 노벨상을 받은 중국의 여성학자는 평생을 개똥쑥 한 가지를 연구하여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영재들에게 그런 꿈을 심어 주고 과학기술 분야에 끈기 있게 인생을 투자하도록 동기를 부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