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여성의 성별임금격차가 OECD 국가 중 가장 큰 불명예를 안고 있는 가운데, 남녀임금격차를 상징하는 기념일을 지정해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노동시장의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추진된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인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비례대표)은 남녀임금격차 해소를 상징하는 ‘동일임금의날(Equal Pay Day)’을 법에 명문화하는 ‘이퀄페이데이法’(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3일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은 2005년 벨기에를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에서도 ‘이퀄페이데이’를 기념일로 지정해 남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2014년 OECD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별임금격차는 36.6%로 OECD 회원 국가 중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OECD 평균 성별임금차가 평균 15.5%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차이나는 수치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 임금의 약 63.4% 수준의 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를 연간으로 환산시 여성은 남성과 똑같이 1년을 일하고도 5개월 23일을 더 일해야 남성의 임금과 같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일 노동시간으로 환산하면 하루 8시간 근무시 여성은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는 셈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문화하고 있지만, 통계를 보면 사실상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남녀임금격차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에 비우호적인 노동환경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저임금과 고용불안정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근로 등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하고 있어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신 의원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도록 하고, ▲ 매년 전년도 성별임금격차 비율에 따라 다음 해 남녀동일임금이 되는 날을 ‘이퀄페이데이(Equal Pay Day)’로 지정 및 선포하는 한편, ▲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과 공공기업으로 하여금 해당 기업의 성별임금격차에 관한 내용을 공시하도록 개정했다.
신 의원은 “여성의 일자리 중 40%가 비정규직이며, 저임금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발전과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남녀평등은 반드시 실현해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지적하면 “그 가운데서도 임금의 평등은 가장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에 법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성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퀄페이데이 제정을 시작으로 여성이 공정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뿐만 아니라 경력단절 및 여성 비정규직 등 저임금의 구조적인 원인도 종합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OTN뉴스 임헌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