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된 나의 상처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치유된 나의 상처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 임나영 기자
  • 승인 2017.03.10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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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심리검사 교육이 있는 날. 평상시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몸이 많이 피곤했을까? 어제 두통이 있어 일찍 잤고, 새벽 4시가 조금 넘어서 두통이 가시지 않아서 깼다.

 

아침준비를 간단히 마치고 두통약을 먹고 학교까지 오게 되었다. 오전 교육부터 오후까지 비몽사몽, 맑지 못한 머리. 육체가 힘들었다. 그런데, 보여 지는 나의 모습은 붕 떠 있는 느낌, 실없이 크게 웃고 있는 나를 보았다.

 

SCT(문장형완성검사)를 하는 중에 ‘저항’ 이 일어난 것일까. 모든 문항이 나와 상관없이 보였다. 문구도 들어오지 않았다. 박사님은 웃으시면서 ‘왜 저항하세요?’ 전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맞아요. 라고 대답하면서 성의 없이 대답하는 내가 싫었지만, 어느 것도 주체할 수 없었다. 박사님께서는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무슨 일 있으셨어요?’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요. 두통이 있어서 일찍 잤고, 지금까지 그런 상태예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진짜인가. 말씀처럼 내가 나를 모르고 있는 걸까? 가족에 대한 태도, 여성, 남성에 대한 태도, 미래, 목표에 대한 태도 등이 추상적으로 기록하였고, 나의 일 같지 않았다.

 

정말 저항이었구나. 요즘 나의 미래? 나의 능력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서일까? 현실에서 보여 지는 것이 전부는 아닌데도,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하고 있을까? 그것은 보여 지는 경제력, 능력이었다. 아니라고 말해도 무엇을 위해 발버둥 치고 사는지 모르겠다.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사는 성경 귀절이 있다. ‘복 있는 사람은 악한 사람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고, 죄인들의 길에 들어서지 아니하며, 하나님을 비웃는 거만한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 하지 않으며..’ 복 있는 사람이 되리라. 어쩌면 나의 소망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현재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KFD(동적가족화)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었다. 나의 그림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최근에 이렇게 가족들과 같이 놀아준 적 있는가? 갑자기 와락 슬픔이 몰려왔다. 그래서, 나의 행동이 평소와 많이 다르게 보일 수 밖에 없었구나. 마음의 표현은 피할 수 없나 보다했다.

 

그림에서 다리전체를 그린 사람은 바로 나 혼자였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엄마는 늘 바뻐.’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마음 속에서는 그랬다. 늘 바쁜데, 나는 무엇을 쫒아 가는가. 시간을 견디어 내야하는구나. 가족에게 미안했다. 남편, 아들, 딸. ...

 

모든 심리검사는 우선적으로 자신을 들여다봐야 함은 분명하다. 무엇이 왜곡시키는지, 아니면 스스로 왜곡해야만 하는 이유, 무의식의 역동을 그림이나 글을 보면서 알아야만 ‘치유된 나의 상처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가 되는 것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알아차림부터 시작이다. 상황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어떻게 나를 느끼고, 어떻게 저항을 다루는지 습득할 수 있다면 그것은 치유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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