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조정제 도입 앞두고… 농식품부 준비는 거북이걸음
쌀 생산조정제 도입 앞두고… 농식품부 준비는 거북이걸음
  • 임헌선 기자
  • 승인 2017.10.0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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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주 의원, “벼 회귀, 타작물 수급, 농촌고령화 및 생산기반시설 등 모든 요인이 면밀하게 검토돼야 성공 가능”“속도감 있는 준비 요구”

문재인 정부의 주요 농정 공약인 ‘생산조정제’가 내년부터 본격 도입됨에도 불구하고 추진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준비는 아직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 박완주 의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쌀 생산조정제 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쌀 생산조정제 도입 세부계획”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생산조정 TF 운영을 통해 의견 수렴 후 계획 마련”이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계획수립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생산조정 TF 회의’는 9월 14일 단 한차례 열렸을 뿐이고, 당시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또한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생산조정제 도입 관련 연구용역’은 예정대로라면 8월에 완료했어야 했지만 9월 말인 현재까지도 최종보고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박완주 의원은 “쌀 생산조정제가 2003~2005년, 2011~2013년 두 차례 시행됐지만 중단된 바 있다”며 “면밀하게 검토해야할 사안이 산적해있는데도 준비가 너무 지체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쌀 생산조정제는 기존 쌀 재배농가가 타작물로 전환할 경우 단위면적당 일정 수준의 소득차를 보전해주는 사업이다. 시장격리와 같은 사후적인 수급 조절이 아니라 사전적으로 벼의 재배면적을 감축시키기 때문에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농정분야 핵심 공약에 쌀 생산조정제를 포함시켰다.

 

우선적으로 생산조정제의 목표는 5만ha의 벼 재배 경지를 타작물 재배로 전환해 쌀 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폭락한 쌀값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조사료, 콩 등 국내자급률이 낮은 타작물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도 주요 목표다.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지만, 목표를 달성하기는 간단치 않아 보인다.

 

타작물 벼 회귀, 타작물 재배 가격보장, 농촌고령화 문제 대책마련 필요

 

박 의원은 쌀 생산조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가 해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타작물의 벼 회귀’문제를 면밀하게 살펴야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경지면적은 164만 4천ha이다. 이 중 논 면적은 54.5%인 89만 6천ha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논에서 실질적으로 벼를 재배한 경지는 77만 7천ha다. 약 12만ha에 달하는 논에서는 벼가 생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완주 의원은 이 점을 우려했다. 정부가 내년에 5만ha의 벼 재배를 타작물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한쪽에서는 타작물에서 벼로 회귀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생산조정제의 주요 목적이 과잉공급 해소를 통한 쌀값 안정인 만큼 벼 회귀 가능성까지 꼼꼼하게 따져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박 의원은‘타작물의 수급’문제를 사전에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조정제가 도입되면 국내에서 자급률이 낮았던 콩, 조사료 등의 타작물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2011~2013년에 도입됐던 생산조정제 (논 소득기반 다양화사업) 이후 콩과 조사료의 자급률은 각각 26.1%에서 35.9%로, 82%에서 85.3%까지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생산량 증가로 인해 가격이 하락했다. 박 의원은 타작물 재배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보장을 위해서는 판매처 확보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농촌의 고령화’문제를 우려했다. 농촌은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농사를 짓는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5세를 넘었다. 농업인이 벼 재배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쉬운 재배 방식’에 있다. 농식품부의 <작물별 노동 시간당 소득비교> 2015년 자료에 따르면 같은 시간을 투입해도 쌀은 참깨의 약 4배, 마늘의 약 2배에 달하는 소득을 얻었다. 박완주 의원은 “노동력이 부족한 고령화된 농촌에서 타 작물로의 전환을 마냥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타작물로 전환할 경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생산기반시설도 지원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검토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농식품부는 현재 거북이걸음”이라고 지적하고, “쌀값 안정을 위한 핵심 사업이자 문재인정부의 핵심공약인 만큼 농식품부의 속도감 있고 심도 깊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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