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상황(限界狀況) (2)
한계 상황(限界狀況) (2)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사용하는 한계상황이라는 용어가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한계상황으로 5가지를 손꼽는다. 첫째가 죽음이고, 둘째가 고독이다.
셋째는 방황(彷徨)이다.
방황은 어느 누구든 인간인 이상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벽이다. 그래서 어느 실존주의 철학자는 "나는 방황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 하였다. 철학자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 한 말을 빌려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10대엔 10대의 방황이 있고 20대엔 그 시절의 방황이 있다. 중년에도 노년에도 역시 나름대로의 방황이 있다. 그러기에 방황은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이다.
넷째는 투쟁(鬪爭)이다.
영어 속담으로 “The man is War." 라는 속담이 있다. 산다는 것 자체가 투쟁이요 전쟁이다. 1, 2차 세계대전의 참담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골수에 박힌 의식이, 인생살이 자체가 전쟁터라는 고백이었다. 인간은 태어나서 숨지는 날까지 전쟁터에서 전쟁하며 살다가 저승으로 간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인간은 죄(罪)를 짓는다.
살아있다는 것은 죄를 짓는다는 것이다. 아니 살아 있기에 죄를 짓는 것이다. 인간은 숨 쉬고 있는 한 죄를 짓는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죄를 짓는다는 것은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인간의 한계상황(限界狀況, Boundary Situa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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