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병산영당(도유사 안광영)이 ‘용하구곡, 의당 박세화의 사유공간’을 발간했다.
용하구곡(用夏九曲)은 한말 대유학자인 의당 박세화(毅堂 朴世和, 1834~1910) 선생이 충북 제천시 덕산면 억수리를 시작으로 16km에 이르는 상류로 올라가면서 용하동 일대의 빼어난 아홉 승경지에 붙인 명칭을 말한다.
박세화 선생은 용하구곡의 설정은 “도에 나가기 위한 순서를 읊은 것이다”라 하며 각자(刻字)를 통해 우리의 도통의식을 확고히 하고 문인들에게 도학의 이해와 실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하였다.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대부분 구곡은 그 일부가 훼손되어 온전히 보존되고 있는 사례가 매우 드문데 반해 용하구곡은 제1곡 청벽대에서 부터 제9곡인 강서대까지 아홉 군데의 경관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박세화 선생의 문집인 ‘의당집’에는 용하구곡에 모두 26개의 각자를 새겨 놓았다고 기록되었지만, 100여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수해와 낙석으로 인해 현재는 17개만이 남아 있다.
사단법인 병산영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모든 글자를 탁본하고 촬영했으며, 특히 드론을 띄워 촬영한 사진 자료가 아주 시원한 맛을 주기에 충분하다.
원광대 정경훈 교수의 해제를 붙여 우리나라 최초로 용하구곡 전문도록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록은 모두 3부로 나누어 편집했으며 1부는 의당 박세화의 용하구곡으로 1곡부터 9곡까지의 매곡마다 사진과 탁본자료를 실었다.
2부는 용하계곡과 용하구곡, 3부는 박세화의 삶과 학문을 다루었다.
이 도록을 총괄기획한 양승운 병산영당 수석장의는 “발간과 동시에 탁본과 사진전을 개최하자는 연락이 오고 있다”며, “월악산국립공원이라는 특수성과 등산객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용하구곡의 자연환경에 의당 박세화 선생의 철학이 함께 어우러져 사람들의 궁금증이 증폭돼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하구곡은 현재 월악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관계로 평상시에 일체의 출입이 금지되었지만, 병산영당은 많은 어려움 속에도 불구하고 학술조사를 목적으로 탐방허가를 받아 이 작업을 완료했다.
병산영당은 향후 전국의 대학 도서관과 학술연구 단체에 배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임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