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선 시인
잉태 중인 히말라야 여신
하나, 둘, 셋 엎드린 순례길
라싸엔 내가 없다
빙하에 몸을 씻고
부처님 금빛 미소 기다릴 때
청장공로 낭떠러지에 매달린 새하얀 가사
온몸으로 울고 있다
미라산 고비에서
산 아래 두고 온
두 짝 신발 발목 잡고 늘어진다
수행동굴이 바로 저긴데
너의 손을 놓아야 들어가는 문
라싸 가는 길
좁은 문엔 빈틈이 없다
설산에 앉아 쉬어가는
누더기 걸친 구름은 누구인가
검은 독수리가 쪼아먹는
침푸 계곡 조각 햇살이 신선하다
다음 생(生) 가는 길
말은 풍경소리만 싣고 떠난다
이천백 킬로미터
티베트 창두에서
엎드려 오체투지
히말라야 라싸 가는 길

박정선 시인.
충남 금산 출생.
공주교육대학교/ 한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2010년 『호서문학』등단.
현재 대전중원초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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