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지난달 말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있었고 이달 12일에는 미북정상회담이 있었다. 그리고 13일에는 선거가 치러져 진보진영인 민주당이 거의 싹쓸이로 당선되었다. 그 후로 나에게 전화가 적지 않게 온다. 나라가 존망(存亡)의 위기가 아니냐? 나라가 망하지 않게 무언가를 행동하여야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전화이다.
먼저 어떻든 우리 사회와 국가의 위기의식을 느끼고 무언가를 행동하여야겠다는 마음을 품는 사람들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면서 나는 일관되게 대답한다. 지금이 위기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나라의 기틀이 흔들릴 정도의 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이런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답한다. 그리고 기회가 될 수 있는 조건들을 들려주면 큰 위로가 되고 용기가 솟는다고 답하는 분들이 많다.
본래 위기(危機)란 말은 두 단어가 합하여진 합성어(合成語)이다. 위기란 단어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가 합하여진 단어이다. 어느 시대에나 위기는 닥치기 마련이고 그 위기에는 기회가 들어있다. 문제는 위기 속에 깃들어 있는 기회를 찾아내어 어떻게 바닥에서부터 새 출발하느냐가 문제일 따름이다.
불가(佛家)에서 쓰는 말 중에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진일보(進一步)하라>는 말이 있다. 아마 도(道)를 깨치려면 백자나 되는 외나무 막대기 위에서 앞을 향하여 한 발 내디뎌라, 그런 결단이 있어야 득도(得道)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 담긴 말일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와 나라가 당면한 위기상황에서 나는 이런 말을 되풀이하고 싶다.
인간은 너 나 할 것 없이 조금만 편해지면 안일에 빠져들어 그냥 그 자리만 지키려는 근성(根性)이 있다. 망할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자신이 편안하다 하여 그냥 앉아 있는 근성이다. 그런 점에서 위기의식(危機意識)이 중요하다. 위기의식이 있어야 현실을 극복하여 미래를 창출(創出)하려는 도전정신이 일어나게 된다.
어떤 위기에서도 불퇴전의 도전정신으로 나아가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 한국사회의 보수 세력에 대하여 나는 진심으로 이 말을 전해 주고 싶다. 지금 직면한 위기를 하늘이 주신 기회로 삼아 전진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어차피 밑바닥에까지 추락한 자리에서 바닥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이 용기이다. 그런 용기를 지닌 자들에게 미래는 열리기 마련이요 하늘은 그런 사람들을 통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게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