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며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한 해를 보내는 시간에 시인 정호승의 < 울지 말고 꽃을 보라 >를 옮겨 적는다. 12월 31일 해그름에 두레수도원의 눈 덮인 숲길을 혼자 걸으며 읊은 시이다. 바작바작 눈 밟히는 소리에 리듬을 맞추면서 혼자 읊조린 시이다. 한 해를 보내며 아쉬웠던 사연들을 속으로 다지며 기다리고 있는 또 한 해에는 올 해보다는 더 좋은 해를 이루어야지 하는 다짐으로 이 시를 적는다.
< 울지 말고 꽃을 보라 >
정호승
꽃도, 그대도 바람에 온 몸을
내맡겨야 꺾이지 않는다.
살을 에는 겨울바람 이겨낸 후에야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널 사랑하기 위해 이 꽃은 피었다.
너도 누군가의 꽃과 별이 돼라.
장미는 장미로 바위는 바위로
저리 버티고 있지 않나.
모래는 작지 않다. 모래는 바위다.
너는 작지 않다. 너는 세상이다.
절망할 필요 없다.
또 다른 세상이 너를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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