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kt olleh산악회(회장 나경태)는 회원들과 지난 12월 셋째주 산행 마지막으로 전북 고창군과 정읍시, 전남 장성군의 위치에 있는 방장산(782,8m)을 찾아 산행을 가졌다.
이 방장산은 전형적인 육산의 산세를 지녔음에도 바위산 못지않게 힘찬 기운과 뛰어난 조망을 자랑하고 있다.
우두머리를 일컫는 '방장'을 이름으로 삼은 산답게 전남과 전북을 가르며 우뚝 솟구친 이 산은 북동 방향으로 주봉으로 삼는 봉수대(715m)와 쓰리봉(734m)을 거쳐 장성갈재(274.1m)로 산줄기를 뻗어나가고, 남서쪽으로는 벽오봉(640m)을 거쳐 양고살재로 이어지면서 거대한 장벽을 형성하고 있는 산이다.

그 사이 장성갈재와 노령으로 연결되는 입암산(626.1m)을 비롯한 내장산 국립공원 내의 산봉들과 멀리 담양호 주변의 추월산과 강천산이 바라보이고, 서쪽으로는 고창벌이 내려다보이는 등 사방팔방으로 멋지게 조망하기도 한다.
그리고 호남고속도로변의 명산으로 이미 여러 해 전 자리를 구축한 고창 방장산(742.8m)은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이나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나들목에서 10~20분이면 닿을 수 있지만, 1973년 11월 호남고속도로 전주-순천 구간이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산이었다.


주봉격인 봉수대(715m)는현재 지형도 상이나 눈으로 보기에도 742.8m봉에 비해 낮지만, 암봉을 이루며 사방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어 조망이 매우 뛰어나다. 고창 산악인들은 742.8m봉 북동쪽으로 500m 거리를 둔 봉수대 흔적이 남아있는 봉수대봉(715m)을 정상으로 꼽는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이 봉수대가 742.8m봉에 비해 조금 높았으나 6.25때 폭격을 맞아 낮아졌다고 한다.
방장산에 등산인들의 발길이 사철 끊이지 않는 데에는 산세와 더불어 산기슭에 들어앉은 자연휴양림과 가까이 위치한 석정온천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방장산과 벽오봉을 잇는 고창고개 남쪽에 자리잡은 휴양림은 교통이 편리하고, 조망이 좋아 휴일이나 평일 할 것 없이 찾는 이가 많아 전국의 여러 휴양림 중에서도 이용률이 으뜸으로 꼽힐 정도다.
또한 석정온천은 방장산을 온천산행지로 자리잡게 해주었다.
또한 전해 내려오는 장성갈재(蘆嶺)은 노령의 전설은 조선시대가 그 시대적 배경이다. 남도에서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는 한 도령이 있었다.
도령은 장성과 정읍의 경계선 부근의 고개에 와서 날이 저물어 주막에 묵었다. 그 주막에는 노화(蘆花:갈대 노, 꽃화)라는 딸이 있었는데 매우 아름다웠다.
도령은 노화의 아리따움에 빠져 주막을 쉽게 떠나지 못하고 사흘을 머물며 노화와 정분을 쌓았고 급기야 사흘밤에는 과거에 급제하면 반드시 찾으러 오겠노라는 약속과 함께 부부의 인연을 맺고 꿈같은 만리장성을 쌓았다.
이른 아침에 떠나는 도령을 노화는 주먹밥을 지어서 싸주며 꼭 돌아오기를 당부했고 도령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한양으로 향했다. 도령은 그해 과거에서 급제했고 정읍과는 다른 방향의 수령이 되어 부임했다. 그러면서 도령은 노화와의 인연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
20여년의 세월이 흘러서 도령은 전라감사가 되어 정읍을 지나게 되었고 고개에 이르렀을 즈음 그동안 잊고 있었던 노화를 떠올렸다. 주막에 멈추게 한 후에 주막을 살펴보았지만 아무도 없는 주막이었고 퇴락해서 무너져가고 있었다.
인근을 뒤져서 사람들에게 수소문하여 겨우 노화의 소식을 알게 되었는데 도령이 떠나간 후 노화는 한양간 도령을 기다리며 10년이 지난 후부터는 점점 몸이 야위어 가면서 병색이 돌다가 5년쯤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했고, 그녀의 묘가 고개 위산에 있다고 했다. 감사가 그녀의 묘라는 곳에 갔을 때 노화의 묘위에는 갈대 한 송이가 피어 있었고 훗날 산 정상엔 갈대만 무성하게 되었다.
그 뒤로 이 고개를 갈재(갈대고개)라 했고 혹은 노령이라 했다고 한다.

대전 kt olleh산악회에서 2014년 마지막 12월에 또 회원 마지막 산행을 이 방장산을 선택 했는지 본지의 기자가 세삼 느끼는 것은 “힘찬 기운과 뛰어난 조망” 그리고 “장성갈재(蘆嶺)”의 전설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젠 매월 산행을 갔던 대전 kt olleh산악회는 장성갈재(蘆嶺) 노령의 전설처럼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추억의 덕담으로 기리기리 남아 있어 주기를 바라고, 오늘의 멋진 추억을 담아보는 겨울설경의 방장산 산행이 무탈하게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