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은 지난 9일 파평윤씨 서윤공파 종중으로부터 서윤공파종중 소장 고문서 16점을 기탁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기탁된 고문서는 그동안 서윤공 윤흡(庶尹公 尹熻, 1580~1633)의 후손들이 나누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도난과 훼손 등을 우려한 종중에서 회의를 통해 종중 명의로 전문기관에 위탁키로 결의한 결과이다.
파평윤씨는 우암 송시열이 『회덕향안』에서 지목한 호서 3대 명문가의 하나이며, 서윤공 윤흡은 논산 노성에 세거하며 파평윤씨가 크게 번성하게 된 윤창세의 다섯 아들을 가리키는 노종 오방파(魯宗 五房派) 가운데 넷째 아들이다.
이들 기탁자료는 부모 사후 자식들이 모여 재산을 나눈 분재기인 화회문기 3점과 서윤공 윤흡의 증직교지 1점 등 총 16점의 고문서이다.
화회문기 가운데 1691년(숙종 17)에 작성된 서윤공 윤흡과 관련된 것은 2점으로, 윤흡의 9남매가 토지와 노비를 균등하게 분재한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하나는 1712년 무렵 윤흡의 네째 아들 불우당(不憂堂) 윤해거(尹海擧)의 자식들이 부모 재산을 나눈 내용이다.
한편 시립박물관에는 윤흡의 조부가 되는 윤돈(尹暾)의 자식들이 재산을 나눈 1573년 작성된 시 유형문화재 ‘윤돈 등의 화회입의’란 분재기를 소장하고 있다. 이번 기탁된 화회문기와 함께 이들 분재기는 아들 특히 맏아들 중심으로 알려진 조선후기 사회와 달리 숙종대까지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자식들이 비교적 균등하게 재산을 나눈 내용을 담고 있어 당시 사회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기탁자료와 관련하여 서구 괴곡동에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파평윤씨 서윤공 고택이 있는데 이는 한성부(漢城府) 서윤(庶尹)을 지낸 윤흡이 세운 가옥으로 충청도 지역의 대표적인 사대부 전통 고택이다.
시립박물관 류용환 관장은“이번 파평윤씨 서윤공파종중 고문서 기탁은 대전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후손에게 계승시키기 위한 초석이 될 문화재를 보다 많은 사람이 감상하고 연구하는 기회를 제공한 점에서 귀감이 될 만한 사례이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전시립박물관은 문화재 기증, 기탁운동을 활발하게 펼친 성과를 바탕으로‘은진송씨 기탁유물 동춘당전’,‘연안이씨 기탁유물전’,‘가보(家寶), 박물관에서 빛나다’등의 특별전을 개최한 바 있다.
대전시립박물관은 앞으로도 호서명문가의 문화재를 집중적으로 수집하여 대전명가의 유물을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