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62)
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62)
  • 임영수 기자
  • 승인 2015.01.19 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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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이야기(1)

▲ 김진홍 목사
나는 농촌이 좋다. 자연이 좋아서 좋고 여유가 있어서 좋다. 도시의 소음이 없어서 좋고, 자동차가 밀리는 혼잡이 없어서 좋다. 밭에서 농사일을 하는 시간이 즐겁고, 신선한 채소를 손수 길러서 먹으니 좋다. 낮 동안에 숲길을 걸으니 좋고, 밤하늘에 별을 보는 것이 좋다. 내가 살고 있는 동두천 쇠목골에는 반딧불이 날고, 다람쥐, 까마귀, 꿩, 노루, 산돼지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이 좋다.

동국대학교에서 철학 박사를 받은 분 중에 최승현이란 분이 있다. 강원도 평창인가에 귀농하여 천 평 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기 시작하였다. 그의 아내는 서울에 사는 동안에 아토피가 심하여 밤마다 가려움에 시달리며 지냈었다. 그런데 강원도 농촌으로 들어가 자연농업을 시작하여 부부가 밭에서 땀 흘려 일하고, 손수 기른 작물들을 먹고 좋은 공기와 여유로운 생활을 하게 되면서 아토피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농촌의 자연과 공기와 물, 논밭에서의 농사일은 사람을 치유하고 회복케 하는 힘이 있다. 내가 4년 전 도시에서 목회를 하다 정년을 맞아 은퇴한 후 이곳 산골로 들어오던 때는 수년간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하던 때이다. 그러나 동두천 산골로 들어온 후 지금은 그런 증상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래서 늦은 나이에 농촌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지금 동두천 두레마을에서는 숲 속에 트리 하우스(Tree House)를 짓고 있다. 트리 하우스란 높고 튼튼한 나무 위에 집을 지어 청소년들의 쉼터, 놀이터, 학습장으로 만드는 나무 위의 집이다. 마침 최고의 목수를 만나게 되어 지금 한참 공사가 진행 중이다. 청소년들이 나무 위의 집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내려올 땐 밧줄을 타고 내려온다. 숲에서 곤충을 채집하고 밤에는 반딧불을 따라 다니고 골짜기 개울에서 가제를 잡는다.

얼음이 녹으면 골짜기 땅을 개간하여 감자, 호박, 콩, 약초들을 심으려 한다. 지난봄에는 뒷산에 취나물, 산 마늘, 도라지 씨를 뿌렸다. 두레마을 뒷산에는 특히 산뽕나무가 많다. 언젠가 부터 산에서 자생하는 나무이다. 가을에 산뽕나무 잎을 채취하여 뽕잎차로 만들었다. 뽕잎 차는 당뇨, 고혈압에 특효가 있는 차이다. 그래서 산골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선물로 한 봉지씩 들려준다. 정성들여 만든 차를 정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때에 느끼는 기쁨이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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