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이끌어 준 10 가지 말씀(3)
내 삶을 이끌어 준 10 가지 말씀(3)
그렇게 방랑하는 날들이 길어지면서 바늘 장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바늘 한 첩에 12개가 들어 있습니다. 도매상에서 구입하여서는 마을 마을을 다니며 팔기도 하고 바늘 한 첩을 주고는 한 끼를 때우곤 하였습니다. 농가에서 밭매기, 모심기를 돕다가는 하늘이 높푸르고 구름이 흐르는 날이면 다시 옮기곤 하였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흰 구름을 보며 헬만 헷세의 시를 흥얼거리곤 하였습니다.
〈피에졸레〉
헬만 헷세
머리 위 푸른 하늘로 흐르는 구름이
내게 손짓한다. 고향으로 가라고.
고향으로, 그지없이 먼 저편으로
평화와 별의 나라 머나먼 곳으로
고향이여, 너의 푸르고 아름다운 바닷가를
영영 볼 수 없단 말인가.
허나 여기 남쪽 나라 어딘가에
나의 잃어버린 고향을 만날 수 있으련만
그렇게 다니기를 일 년 반이 지난 어느 날 여수 오동도 섬에 이르러 동백나무 아래 무릎을 꿇어 앉아 기도드렸습니다.
〈예수님, 저 이제 그만 다니고 나를 기다리는 어머니가 계신 대구 집으로 가서 공부할랍니다.〉
그래서 여수항에서 통영 가는 배를 타고 통영에 내려 걷고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작권자 © OTN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