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구 동신교회에서 박용묵 목사님으로부터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교회에서 중고등 학생 시절을 보내고 고등 시절에는 학생회 회장직을 2년이나 맡았더랬습니다. 후에 동신교회에서 시무한 권성수 박사께서 로마서에 대하여 다음 같이 쓴 글이 있습니다.
〈루터가 로마서 강해 서론에서 한 말에 의하면 "이 서신은 신약의 주요 부분이며, 가장 순수한 복음이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 로마서의 내용을 한 단어 한 단어를 읽을 뿐만 아니라 암송할 가치가 있고, 매일 영혼의 일용할 양식으로 집중적으로 성찰할 가치가 있다. 아무리 읽고 묵상하여도 결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다. 다루면 다룰수록 그 진가가 드러나고, 더욱 맛이 좋아지는 것이 이 서신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로마서 연구에 관한 책이라면 단연 일본의 평신도 성경학자 우찌무라 간조(?村鑑三) 선생이 쓴 〈로마서 연구〉 1, 2 권입니다. 우찌무라 선생은 사무라이 가정의 자녀로 태어나 19세기 후반 홋카이도 삿포로농학교에 입학하여 거기서 미국인 교장이었던 크리스천 교장의 감화로 기독교에 입문하였습니다. 그는 후에 미국 유학을 하고 난 후 신앙심과 애국심에 대한 명언을 남겼습니다.
〈내가 미국에 가서 유학하는 동안에 느낀 바로는 미국이 크리스천 국가라는 것과 미국 국민들이 바르게 신앙생활 하는 것과는 다르더라. 복음 자체는 국경이 없는 우주적인, 세계적인 복음이다. 그러나 그 복음을 믿는 크리스천들에게는 국경이 있다. 미국 크리스천들은 미국을 섬기고 일본 크리스천들은 일본을 섬겨야 한다. 일본 크리스천은 예수 그리스도를 섬김과 동시에 자신이 속한 조국을 섬겨야 한다. 신앙심과 애국심은 항상 함께 나가야 한다.〉
그는 일본 정부가 1868년에 성공한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이후 100년이 지난 1968년에 메이지 유신 이후 100년 역사에 일본을 움직인 100명의 인물을 뽑는 과정에서 그 100명 중에 한 사람으로 선발되었던 인물입니다.
우찌무라 간조 선생의 저술 중에 단연 으뜸이 되는 저서가 로마서 연구입니다. 그는 로마서 연구의 서론에서 성경과 로마서에 대하여 다음 같이 쓰고 있습니다.
〈신약성서는 그 분량 면에서 보면 결코 큰 책이라 할 수 없다. 이것을 불교의 경전인 대장경에 비하면, 그 분량에 있어서는 오두막집을 큰 저택과 비교하는 것보다 못하다. 또 이것을 회교의 경전인 코란에 비교하더라도 그 절반의 분량 밖에 안 된다. 그런데 이 작은 책 속에 세계를 몇 번이나 개조한 역사를 가지고, 또 장래에도 그러한 힘을 갖추고 있는 한 소책자가 들어 있는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다. 이 소책자야말로 우리가 이번에 연구할 책인 로마서이다... 참으로 성서는 보물창고이다. 그 중에서 우리가 영혼의 양식으로 삼을 것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복음의 중심인 십자가, 곧 속죄 문제에 대하여 연구하려면 이 문제에 대하여 철저한 설명을 제공한 로마서를 택하는 것을 최상의 길로 삼아야 한다.〉 (우찌무라 간조의 로마서 연구 | 김유곤 역 | 크리스챤서적 | 상권 11, 12 페이지)
내가 홍응표 선배와 1968년 여름 로마서를 함께 공부하기 시작하여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났습니다. 드디어 12월 4일에 이르렀습니다. 그날 밤에 홍형과 교육과의 최광수 선배와 함께 에베소서 1장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둘이 다 선교 단체인 네비게이토 선교회 소속이었습니다. 에베소서 1장을 읽는데 7절을 읽을 때 내 머리 속에 섬광 같은 불이 비치는 듯하였습니다.
내 삶을 이끌어 준 10 가지 말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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