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세종시 정치권에서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총선 ‘세종을’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돌연 지역구를 ‘세종갑’으로 변경하면서다. 이 전 부시장은 언론에 “중앙당으로부터 출마 지역 변경 요청을 받았다”며 “중앙당의 방침에 따라 세종갑 선거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혀 전략공천을 시사했다.
이후 민주당 공보국이 이를 공식 부인하고 민주당 세종갑 예비후보들이 일제히 반발하면서 이 전 부시장은 황급히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세종을 선거구 예비후보 등록을 취소까지 한 마당에 중앙당 요청을 받은 것이 아니라 중앙당 인사와 상의했을 뿐이라는 그의 해명은 궁색해도 너무 궁색하다.
이 전 부시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이다. 이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으로 이해찬 국무총리 비서실에서 공보수석을 지냈다. 그런 이 전 부시장이 중앙당 공천심사를 불과 하루 앞두고 ‘중앙당 요청과 방침’ 운운하며 지역구를 변경했다. 이 대목에서 이 전 대표의 그림자를 떠올리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 씁쓸한 촌극이 이 전 부시장의 전략공천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더라도 어떠한 선거전략도 없이 그저 상왕 이해찬의 측근 챙기기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공천에 ‘전략’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능력과 성과를 외면한 정실(情實) 공천으로 얼룩져 온 세종시 정치권이 이래서 시민의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소리를 듣는다.
2024. 1. 23.
국민의힘 세종특별자치시(갑) 전 당협위원장 류 제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