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山林)에서 길을 찾자 (4)
산림(山林)에서 길을 찾자 (4)
  • 김재복 기자
  • 승인 2016.08.25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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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에서

산림(山林)에서 길을 찾자 (4)

▲ 김진홍 목사

나는 대구 출신이다. 우리가 자랄 때 대구 더위는 유명하였다. 도시가 산에 둘러싸인 분지여서 겨울에 추위가 심하고 여름에는 우리나라 도시 중 가장 더웠다. 그런데 금년에는 대구의 기온이 다른 도시들보다 2, 3도 이상 낮아졌다. 대구시가 20년 전부터 숲 가꾸기에 힘써, 숲이 시 전체의 61%에 달하고 서울의 2배에 이르게 된 것이다. 20년간 무려 26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숲 가꾸기에 관민이 힘쓴 결과이다.

 

인류는 원래 숲에서 살았다. 그래서 인간의 DNA 속에는 숲을 그리워하는 본성이 숨 쉬고 있다. 한문으로 휴식이라 쓸 때에 휴(休)는 사람인(人) 변에 나무 목(木)자를 써서 休라 쓰고, 식(息)은 스스로 자(自) 아래에 마음 심(心)자를 써서 息자를 쓴다. 그래서 休息의 글자풀이를 하면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것‘이 된다. 숲속에 들어가면 마음이 왠지 편안하여지고 기분이 상쾌하여진다. 숲에는 지치고 병든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인류는 숲에서 약초와 식물의 열매를 먹으며 긴 세월을 살다가, 도시가 생기면서 숲을 떠나 도시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게 되었다. 나는 5년 전 동두천 숲에 들어오기 전에는 몸이 많이 쇠약하였다. 설교를 하고 나면 30분 정도 누워 있어야 했고, 역류성 식도염과 B형 간염에 시달렸다.

 

그러나 5년 전 퇴직금을 몽땅 털어 동두천 쇠목골에 6만평의 산을 매입하고 숲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후부터는 체력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달라졌다. 지금은 몇 시간씩 설교하여도 지치지를 않는다. 식도염도 사라지고 간염 증상도 조용하여졌다. 다른 무엇보다 사는 것이 보람 있고 세상에 부러운 것 없이 하루하루가 흐뭇하다.

 

그래서 70대인 지금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멋있는 황금기(黃金期)를 살아가고 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우리가 사는 한반도는 특별히 축복 받은 땅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말도 있듯 전 국토가 굽이굽이 마치 아담하게 꾸며진 정원과 같다. 그 산과 들에 나서 자라는 식물은 약효가 탁월하다.

 

내가 여러 해 전 독일을 방문하였을 때이다. 한 제약회사 사장이 내가 한국인이고 농촌에서 일하고 있는 줄을 알고는 반색을 하며, 자기 회사에 엉겅퀴를 수출하여 줄 수 있겠느냐 물었다. 내가 의아하여 성경에 나오는 엉겅퀴를 말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 하였다. 성경의 첫번째 책인 창세기 3장에 엉겅퀴가 나온다. 그래서 어디에 쓰려 하느냐고 물었더니 자세히 일러주었다.

 

"우리 회사는 엉겅퀴에서 간경화증 치료제를 개발하였는데 연 매출이 4백만 마르크에 이릅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한국산 엉겅퀴의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을 알게 되어, 한국에 몇 차례나 주문을 넣었는데 응답이 없었습니다.“

 

이에 한국에서 엉겅퀴야 산과 들에 널렸으니 귀국하여 수출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지리산 두레마을에서는 두레가족인 이상인 사장이 지리산 산머루에서 주스와 와인을 개발하여 생산, 판매하고 있는데 그 반응이 자못 뜨겁다. 산머루 와인에 함유된 항암 성분은 일반 와인에 비해 5배 이상 높다 하니, 앞으로 한국의 산머루 와인은 세계시장에 진출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뜻을 품은 젊은 일꾼들이 산과 숲에 인생을 투자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숲속에 길이 있다‘는 신념을 품고 도전하여야 한다. 미래는 도전하는 자들의 것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이여, 숲속에서 길을 찾는 비전에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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