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성서조선 운동 (3)
<종교칼럼>성서조선 운동 (3)
  • 김재복 기자
  • 승인 2016.09.13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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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에서

성서조선 운동 (3)

▲ 김진홍 목사

1927년 동경에서 조선유학생들이 시작한 성서조선운동은 그해 7월부터 월간지 <성서조선>을 발간하였다. 일제에 의해 강제 폐간된 성서조선이 다행히도 첫 호부터 1942년 3월호까지의 내용이 그대로 보존되어 ‘성서조선전집’으로 남아 있다. 나는 수시로 서재에서 그 전집을 뽑아 마음 가는대로 읽곤 한다. 지금의 인쇄술에 비하면 책이라 할 것도 없으나 글 속에 흐르는 기백과 정신은 나를 압도한다.

 

1936년 9월호에는 ‘손기정 군의 세계 마라톤 제패’라는 제목의 글이 실려 있다. 김교신 선생과 손기정 선수의 관계는 특별하였다. 손기정 선수는 100% 김교신 선생의 작품이다. 선생이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양정중학교에 지리선생으로 부임하였는데, 지리시간에 반은 강의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학생들에게 민족혼을 깨우치는 데에 정성을 쏟았다

 

그러다가 학급 담임을 맡게 되었다. 그 시절엔 한 학급에 60명이 되던 때였다. 선생은 자기 반 학생들의 이름을 수첩에 적어 두고 매일 아침 기도시간에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르며 중보기도를 드리곤 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하여 상담을 하고 격려를 하곤 하였다. 선생이 담임하던 반에 손기정이란 학생이 있었다. 집에 불러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손 군이 달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자 선생은 진심으로 권하였다.

 

"손 군 자네는 마라톤을 해 보게. 마라톤 선수가 되어 겨레를 빛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담임 선생님의 이러한 권유에 마음이 움직인 손기정 군은 그때부터 마라톤을 열심히 연습하게 되었다.

 

1936년 8월 베를린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일본과 조선에서 파견할 선수를 선발하는 대회가 일본 동경에서 열렸다. 이 대회에 조선대표로 참가한 손기정 군이 마라톤 전 코스를 달릴 때다. 코스의 절반쯤이 넘는 때에 손 군은 지쳐 쓰러질 듯하였다. 손 군이 쓰러질 듯이 비틀거리자 처음부터 자전거를 타고 뒤따르던 김교신 담임이 목이 메어 소리질렀다.

 

"기정아 기정아, 정신차려라. 조국을 위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정신 차려라."

 

느닷없이 울먹이며 고함치는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자 쓰려지려던 손기정 선수는 정신이 번쩍 들게 되었다. 그래서 어금니를 물며 다짐하였다

 

"그래 달리다 죽을 각오로 달리자. 조국을 위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뛰다가 죽을 각오로 뛰자."

 

이렇게 다짐한 손 선수가 죽을 각오로 뛰고 또 뛰자 일등으로 골인하였다. 그래서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고, 거기서 금메달을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는 마라톤 선수 손기정은 잘 알아도 그를 선수가 되게 한 김교신 선생은 잘 모르고 있다. 위대한 혼을 지닌 스승이 위대한 제자를 길러낸다는 사실이 오늘 우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교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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