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시 도요타인가 (8)-현장(現場)이 중요하다
일본은 아베 수상이 들어선 이래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20년을 일본 경제는 바닥을 헤매었다. 이른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다. 일본 사회 전체가 침체에 빠져들고 국민들의 사기가 죽어 있던 시기이다. 그 시절 도요타 역시 거듭되는 위기에 직면하였다. 그리하여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운영의 늪에 빠졌다.
당시 도요타의 특징 중 하나가 현장을 모르는 인사들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점이었다. 그래서 모두가 도요타의 미래를 염려하였다. 일본 경제의 버팀목인 거인 도요타가 주저앉는 것이나 아닌가 하는 염려였다. 그런 때에 창업자 3세인 도요타 아키오가 구원투수로 등장하였다.
그는 25세에 도요타에 평사원으로 입사하여 생산 현장의 모든 부서를 골고루 체험한 인물이다. 그가 회장에 취임한 후 처음 내린 결정이 현장 출신들을 발탁하여 중요 부서에 배치한 일이다. 그리하여 2015년에는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고 30조 원이라는 도요타 역사상 최대 흑자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아키오 회장은 그에 만족하지 않고 이듬해인 2016년 4월 대혁신운동을 펼쳤다. 회사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호황에서 그런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TNGA로 불리는 도요타의 혁신운동으로 사원 34만 명으로 늘어난 대기업의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하여 7개 회사로 나누고, 각 회사마다 현장 출신의 일꾼들로 경영을 맡게 하였다.
이러한 혁신은 도요타를 이끌어 가는 수뇌부가 30년 앞을 내다본 안목을 바탕으로 이룬 경영혁신이었다. 지금 한국에 꼭 필요한 결단이 앞으로 한반도의 30년 앞을 내다보며 국가경영과 민족경영 그리고 기업경영의 틀을 새롭게 짤 수 있는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