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일 포도·와인산업 특구인 충북 영동군에서 내년부터 와인 숙성용 국산 오크통이 생산될 전망이다.
9일 영동군에 따르면 10일 농업기술센터 대회의실에서 와이너리 농가, 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산 오크통·칩 생산기술 개발 연구 최종 용역결과 보고회를 갖는다.
현재 국내 와이너리(포도주 제조장)에서는 유럽산 오크통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1개 (225ℓ)당 가격이 180만원을 웃돌아 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국산 와인 생산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군은 지난해 2월 1억원 들여 영동대학교 최해욱(와인발효식품학과) 교수팀에 국산 참나무 원목을 이용한 오크통과 오크칩 생산기술 개발용역을 의뢰했다.
군은 오크통을 국산화할 경우 30% 이상 가격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역을 의뢰받은 최 교수는 최종 결과 보고서에“국산 참나무는 유럽산보다도 폴리페놀 성분이 7%, 항산화도는 28%가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실험 결과 나타났다”며“이는 국산 참나무으로 만든 오크통과 오크칩을 이용해 숙성한 와인이 기존 유럽산 오크통에 숙성한 와인보다 맛과 향이 더 뛰어나다”고 밝혔다.
다만 최 교수는“유럽처럼 지름 1m 이상되는 큰 나무가 없고, 떫은맛이 나는 거친 탄닌 성분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최 교수팀은 참나무를 벌목한 뒤 자연 상태에서 2∼3년 동안 안정화시켜 거친 탄닌 성분을 완화하고, 유럽산의 절반 정도로 줄인 100ℓ안팎의 오크통 제작을 제안했다.
이에 군은 50ℓ짜리 소형 오크통 제작 경험이 있는 황간물류단지 내 영동와인오크통제작소(대표 정충호)과 함께 내년부터 국산 오크통 제작, 관내 와이너리에 보급 판매할 계획이다.
영동와인오크통제작소는 지난해 군으로부터 2억원을 지원받아, 국산 오크통 제작라인을 갖추고 있다.
영동군농업기술센터의 지서경 와인산업팀장은 "오크통 국산화는 국산 와인의 고유한 맛과 향을 살리고, 와인제조원가를 낮추는 데 필수적"이라며 "내년까지 양조용 오크통, 오크칩과 함께 관광상품용 미니어처도 함께 내놓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상주와 함께 3대 포도 생산지로 불리는 충북 영동은 국내 최대 와인 생산지다.
전국의 12%인 2,225㏊의 포도밭이 있어 해마다 33,000t의 포도가 생산되는 데, 이 중 200t가량이 와인으로 발효된다.
영동군은 시설과 장비 등을 지원해 현재 43곳의 와이너리를 조성했으며, 해마다 와인축제를 여는 등 와인산업을 육성 중이다.